심야 택시난 대책, ‘모빌리티 혁신’의 시작 돼야[기고/하헌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9일 03시 00분


하헌구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하헌구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국민들의 저녁 시간 일상이 점차 회복되면서 심야 시간에 택시를 잡기 어렵다는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쩌다 호출에 성공한 택시는 금방 취소되는가 하면 귀가를 포기하고 인근 숙박업소를 잡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 곳곳에서도 매일 밤 ‘귀갓길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불편을 완화하고자 최근 국토교통부는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하였다. 그중에서도 심야 시간대의 탄력호출료가 눈길을 끈다. 택시 운전사 수입을 일부 확대하여, 운전사의 신규 유입을 촉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심야 택시난의 핵심 원인인 운전사의 열악한 수입구조 개선을 위해 호출료 도입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심야 탄력호출료 상한을 4000∼5000원 선으로 통제하고, 탄력호출료 수입의 대부분을 운전사에게 배분한 것을 보면 승객과 기사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함께 발표된 대책에는 택시의 종류를 다양화·고급화하기 위한 각종 규제 완화, 사회적 타협을 거쳐 마련해 낸 플랫폼운송사업 활성화 방안까지 포함하고 있다. 택시 문제는, 택시 자체의 서비스 다양화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의 모빌리티 서비스와 연계하여 풀어나가야 한다. 물론, 다양한 서비스에 맞춘 차별화된 요금체계도 수반되어야 수요와 공급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때 정부가 발표한 심야 택시난 완화 방안은 국민들의 귀갓길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방안의 실질적인 효과 등도 꾸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필자는 과거 택시업계와 플랫폼업계 간의 극심한 갈등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았으며,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한 택시업계, 플랫폼업계 관계자들의 이견을 함께 조율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쳐 제도화된 플랫폼운송사업은 본격적으로 시행한 지 1년 반이 지나고 있으며, 택시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심야 택시난 완화를 위한 금번 대책을 계기로 택시업계는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다양한 택시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고자 하는 업체들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심야에 길거리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국민들은 돈을 조금 더 지불하고서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을 뿐, 그 수단이 택시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모든 가능한 운송수단들이 정당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치열한 과정을 거칠 때 택시와 플랫폼업계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교통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심야 택시난 완화 방안이 국민들의 귀갓길 불편을 덜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미래의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의 일상 구현을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심야 택시#심야 택시난#대책#모빌리티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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