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서 2012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총서기로 선출됐다. 장쩌민 전 주석 이래 중국 최고 지도자의 10년 임기 관행이 공식적으로 깨졌다.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회는 시 주석을 포함해 7인으로 구성되는데 나머지 6명 전원이 시 주석파로 구성됐다. 리창 상하이시 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광둥성 서기 등 시 주석 측근 4명이 새로 합류했고 시 주석에게 협력한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가 잔류했다. 말만 집단지도체제일 뿐 1인 지배체제나 다름없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폐막식에 참석했다가 중간에 퇴장했다. 그가 건강 문제로 퇴장했다는 게 공식 발표이지만 강제 퇴장당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중국은 총리가 경제를 맡아 정치 외교 등을 담당하는 국가주석과 사실상 업무를 분담하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해왔다. 리커창 총리와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된 왕양은 후 전 주석과 같은 공산주의청년당(공청당) 출신인데 둘 다 상무위원회에서 탈락했다. 상무위원회에서 정경(政經)분리의 권력적 기반이 사라짐으로써 상무위원 중 누가 총리가 되든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경제 운영을 보장하기 어려워졌다.
시 주석의 군사몽(軍事夢)과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 노선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온 72세의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69세의 왕이 외교부장은 정치국원 이상의 경우 당 지도부 교체 시 만 67세는 남고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칠상팔하(七上八下)의 인사 관행을 깨고 살아남았다. 중국과 미국이 신(新)냉전 체제로 돌입하는 가운데 군사몽의 일부인 대만 통일을 둘러싸고 양안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중국의 강경일변도 외교가 지속됨으로써 한국을 포함한 이웃 국가들과의 갈등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의 후임은 2017년에 이어 이번에도 거론되지 않았다. 이는 시 주석이 2027년 4연임을 통해 79세까지 집권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연 것이나 다름없다. 당 대회 중 지역별로 개최된 대표단 토론회에서는 마오쩌둥에게나 사용하던 ‘인민영수’ 칭호를 시 주석을 향해 거론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 정치적 민주주의도 진전되리라는 예상은 완전히 깨졌다. 중국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오히려 1인 독재 강화로 나아간 것은 그 자체가 세계사의 퇴행이며 국제 정세에는 큰 위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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