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안화·홍콩증시 폭락, ‘시진핑 1인 지배 리스크’ 서막일 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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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권력 독점에 성공했지만 그가 이끌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 주석 1인 독재 체제가 완성된 다음 날 위안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홍콩증시는 6% 넘게 폭락했다.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기조에 따라 민간기업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중국의 고도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의 주가인 항셍중국기업지수는 어제 일부 반등했지만 전날 7% 넘게 하락해 1994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연 이틀 2008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등 5대 중국기업 주가는 일제히 폭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 75조 원이 증발했다. 경제 전반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 강화,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3분기 중국 성장률은 3.9%로 시장 예상보다 높았지만 1∼9월 누적 성장률은 3%로 중국 정부의 연간 목표치 5.5%에 크게 못 미쳤다. 새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4명 가운데 경제 전문가가 단 한 명뿐인 점 등 향후 중국 경제가 시장논리가 아닌 ‘시진핑 사상’에 좌우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문제는 중국 경제의 악화가 한국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수출은 0.35%포인트, 소비는 0.14%포인트 줄어든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해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한국 원화 가치가 덩달아 하락하는 동조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중국발 정치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우리 경제의 수출, 수입처 다변화는 더욱 시급해졌다.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의 생산시설은 여러 나라에 분산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 ‘차이나 엑소더스’에 나선 선진국 기업과 자본을 적극적으로 한국에 유치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등 산업전략의 틀을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할 때다.
#시진핑#1인 지배 리스크#위안화·홍콩증시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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