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오전 동해와 서해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최소 17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중 탄도미사일 1발은 북방한계선(NLL) 넘어 속초 동쪽 57km 공해에 떨어졌다. 오후에는 동해 NLL 이북 해상완충구역에 포 100여 발을 쏜 데 이어 동·서해로 지대공미사일 6발도 발사했다. 북한의 NLL 이남 미사일 발사는 휴전 이후 처음으로, 울릉군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실질적 영토 침해 행위”라며 대응 조치를 지시했고, 군은 F-15K KF-16 전투기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에 발사했다.
남쪽을 향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언제든 대남 전술핵 타격을 실행할 수 있음을 과시한 위협적 도발이 아닐 수 없다. 그간 북한이 해안포나 방사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으나 탄도미사일은 처음이다. 특히 울릉도 쪽으로 탄도미사일을 날려 NLL을 넘기고 우리 영해에 매우 근접해 떨어뜨렸다. 우리 영해를 직접 침범하진 않으면서 옆구리를 비껴가는 타격을 통해 그 방향을 조금만 더 틀면 남한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협박한 것이다.
이런 고강도 도발은 한미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걸고넘어지며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대형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용일 것이다. 한미는 이번 훈련에 스텔스전투기 등 240여 대를 동원했고, 미군 핵추진잠수함도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에 북한은 전날부터 외무성 대변인과 군사정책 책임자를 내세워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끔찍한 대가”를 협박하더니 미군 전략자산이 전개한 상황에서도 대담한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앞으로도 무력시위와 영토 침범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험천만한 도발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남측을 자극해 반응을 떠보면서 긴장과 위기를 고조시키려는 상투적 술책이다. 이번에 우리 군은 우월한 공군력의 정밀타격 능력 과시로 대응했다. 북한 도발에 굴하지 않으면서 노림수에도 말려들지 않겠다는, 단호하고 절제된 비례적 군사 조치일 것이다. 다만 협박과 과시를 넘어선 영토 농락에 대해선 철저한 응징 조치로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와 결전의 자세를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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