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올해 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글로벌 기업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8명에게 물어본 질문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을 세운 것을 꼽았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뒤 미래를 생각한 다음 이 ‘영화’를 거꾸로 감아 보면서 현 시점에서의 좁은 사고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2011년 모더나 창업자 겸 CEO로 활동하면서 이러한 역행적 사고를 경영에 적극 활용했다.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모더나는 기댈 만한 성과나 실적이 없었고, 그는 10년 뒤 회사 모습을 야심 찬 비전을 갖고 그렸다. 전임상연구용 로보틱스 개발, 메신저RNA 생산 기술의 상용화가 이때의 비전이었고 모더나는 이를 실현시켰다. 그는 “시간을 역행하는 방법은 모든 기업에 유용한 경영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이는 사고의 제약을 무너뜨려 시장을 바꾸는 위대한 아이디어를 끄집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니시 샤 CEO는 이 질문에 1945년 11월 마힌드라가 창립 한 달을 맞이했을 때 인도에서 가장 큰 영어 일간지 타임오브인디아에 실은 광고를 떠올렸다. 이 광고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내용은 없었고 마힌드라 운영의 근본 원칙이 실려 있었다. ‘가장 큰 이익을 볼 사람들, 즉 대중의 협력을 반드시 구해야 한다’ ‘피부색도, 교리도, 카스트도 일터의 화합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이다. 그는 “1945년 이후 지금까지 마힌드라는 광고에서 밝혔던 원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고 ‘긍정적인 변화를 촉발해 모두가 비상(飛上)할 수 있게 하라’는 지금의 모토에 이르렀다”며 “이 모토 때문에 내가 마힌드라에 합류했고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로즈 브루어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 CEO는 경청하기를 들었다. 그는 과거 리테일 기업의 임원으로 일하면서 항상 일선 지점을 방문해 고객과 부하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어떤 문제가 생겨 해결책을 찾았을 때도 꼭 해당 지점 매니저를 만나 그 해결책을 보여주며 “이 해결책이 맞는 것 같나요? 괜찮으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찢어버리셔도 좋은데 어떤지 말해 주세요. 꼭 듣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경영학자들이 지난 10년 동안 HBR에 기고한 글을 보면 리더십은 대화”라며 “경청하기는 리더의 가장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나와 회사의 성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다양한 답이 나온 가운데 HBR는 이를 두 가지로 정리했다. 하나는 갈수록 역동적으로 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목표와 비전의 중요성이었다.
어느덧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계획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유례없는 전염병으로 잃어버렸던 일상들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경기 침체, 전쟁으로 인한 불안, 극단적인 기후 변화 등으로 내년은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 어느 때보다 미래의 나 또는 조직의 모습을 그려 보며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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