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칠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했다. 19세 소년 펠레의 데뷔전이기도 했다. 1960년대 브라질 선수들의 화려한 발기술은 유럽 선수들을 가지고 놀았고, 다른 세상에서 온 축구 같았다. 기원전 2세기 유목 기병들은 한나라 기병을 가지고 놀았다. 기마술과 활솜씨 모두 상대가 되지 않았다. 1960년대 이탈리아 축구에서 빗장 수비라는 ‘카테나치오’가 탄생했다. 수비를 굳히고, 좌우 양측 윙을 이용해 기습 공격을 한다. 수비수도 공격에 가담하면서 윙백이란 포지션으로 발전했다.
정도전이 만든 조선의 진법은 전방에 방패 부대를, 후방에 궁병을 배치한다. 일단 수비로 적을 끌어들이면서 최대한 타격하고 지치게 한다. 그 다음 최후방에 배치했던 기병을 좌우 양익에서 발진시켜 적을 공격하는 전술이다. 카테나치오와 개념이 비슷하다.
축구가 무사들의 호전적인 기질을 해소해 주기 위해 만든 게임이란 설이 있다. 경기가 거칠고 도심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해서 1349년 영국 에드워드 3세가 축구를 금지하는 포고령을 내린 적도 있다.
2세기 후반 조조는 자신의 기병을 이끌고 요동을 쳐서 흉노와 선비 기병에 압승을 거두었다. 조조의 주력이 유목 기병에서 스카우트한 부대였지만 과거 흉노 기병에게 유린당하던 시절에 비하면 완전한 역전승이었다.
요즘은 유럽 선수들도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한다. 혈통은 아프리카계인 선수들도 많지만 피부색으로 국적을 구분하던 시대는 지났다. 반면 브라질 선수 중에는 유럽 스타일이 몸에 밴 선수도 많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아시아 팀들이 전에 없던 승리를 구가하고 있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변화이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들은 서로 배우며 성장한다. 월드컵의 역사를 보면 4년마다 이런 변화가 드러난다. 물론 국력, 경제력은 이렇게 쉽게 역전과 이변을 허용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축구의 변화는 변화가 진행형임을 말해준다. 이젠 우리도 아시아, 아프리카, 제3세계에 대한 수동적, 피해자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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