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청년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000명 줄면서 2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기가 급속히 침체되자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는 청년들이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월 15∼29세 청년 취업자 수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려 14만2000명이나 감소한 작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전체 취업자 수는 62만6000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그중 76.5%가 60세 이상에서 늘었다. 새로 생긴 일자리 10개 중 8개가 고령층에 돌아간 데 비해 20대 청년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청년층 일자리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대기업들은 불투명한 글로벌 경제 환경, 경영 실적 악화를 이유로 예정했던 채용 규모마저 줄일지 고민 중이다. 증권사에서 시작된 희망퇴직이 카드업계, 해운업계, 유통업계로 번지면서 해당 업계의 신입사원 채용 여력은 줄고 있다. 은행들 역시 불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몸집을 줄이는 분위기다. 벤처투자 위축, 고금리의 영향으로 창업까지 위축돼 30세 미만 청년이 세운 스타트업의 숫자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도 고용시장 전망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가 올해 82만 명의 9분의 1인 9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터져 일자리 21만8000개가 사라진 2020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8만7000개가 줄어든 2009년을 빼면 2003년 이후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가장 적은 해가 된다는 뜻이다.
청년취업 빙하기가 현실로 닥쳐오는 만큼 정부는 채용을 북돋울 비상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청년을 뽑는 기업에 지원을 확대하고, 일손이 부족한 기업과 일하려는 청년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민간과 힘을 합해 미취업 고학력 청년들을 첨단인력으로 육성하는 재교육 프로그램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여야의 예산안 심의, 세제 개편 역시 청년 채용에 집중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