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MB 사면…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 더는 없어야 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4일 00시 00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23년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고 한다. 법무부는 어제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MB 사면을 포함한 사면심사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를 토대로 27일 국무회의에서 사면 명단이 확정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0시를 기해 사면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하고 다스의 미국 소송비 수십억 원을 삼성전자에 대납하게 한 혐의로 2020년 10월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판결로 재수감됐다가 윤 정권 출범 후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지만 8·15 특사엔 포함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 말기 사면됐다. “국민 정서”를 이유로 당시엔 배제됐던 이 전 대통령 사면이 이뤄지면 두 전직 대통령의 유죄 확정과 동시 수감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는 일단락을 짓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은 수사 과정에서 구속됐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총 2년 6개월 수감 생활을 했다. 그 자체로 이 전 대통령 개인의 불법 행위에 대한 법적 판단 및 역사적 평가는 내려진 셈이다. 81세 고령으로 건강이 악화된 전직 대통령에게 17년 형을 다 채우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재임 기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등 국가에 기여한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가 됐다.

이 전 대통령 사면을 놓고 부정적인 여론도 있는 게 사실이다. 야당에선 “사면 잣대가 뭐냐” “공정과 상식에 맞느냐” 등의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 사면은 ‘미래’라는 좀 더 길고 큰 안목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불행했던 역사는 국격(國格) 차원의 문제이기도 했다. 이젠 찬반 논란을 넘어 한 시대를 접고 새 시대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로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가 반복돼 온 사실을 새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YS, DJ는 자식들이 구속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목숨을 끊었다. 대통령은 늘 법적 단두대에 올라 있다는 심정으로 주변을 철저히 살피고 역사에 겸허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불행한 대통령, 더는 보고 싶지 않다.
#mb 사면#불행한 대통령#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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