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어제부터 해외 입국자 코로나 검사와 격리 의무 조치를 해제했다. 이로써 중국인들의 일상을 마비시켰던 ‘제로 코로나’의 고강도 방역 규제가 모두 폐지됐다. 3년간 닫혀 있던 국경이 열리자 중국인들이 ‘보복 여행’에 나서면서 해외 항공권과 호텔 예약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로 침체됐던 관광 산업이 살아날까 기대를 하면서도 당장 중국발 입국자를 제한하는 등 방역의 고삐는 풀지 않고 있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중국은 설 명절인 춘제를 전후해 유행의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40일 동안의 춘제 특별 수송 기간이 코로나 통제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3년간 코로나로 발이 묶였던 사람들이 춘제를 맞아 일제히 고향을 찾으면서 연인원 20억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하루 만에 34만 명이 중국 입경을 예약했다고 한다. 20억 대이동에 따라 대도시에서 중소도시와 농촌으로 코로나도 급속히 확산될 수밖에 없다.
국내 방역 당국으로서도 이 기간 중국발 바이러스 유입을 막아내는 것이 코로나 방역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다. 정부는 5일부터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해 코로나 음성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지만 입국 이후 이들의 코로나 검사 양성률은 13∼24%나 된다. 해외 유입 확진자 10명 중 8명이 중국에서 들어온 입국자들이다. 중국의 코로나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현지 검사 당시엔 잠복기여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공항 검역에서 철저히 가려내 방역 부담을 줄여야 한다. 아울러 중국 입국자 검사 과정에서 확보한 검체를 분석해 변이 출현 동향도 꼼꼼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마지막 남은 코로나 규제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검토 중이다. 정부가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상황은 마스크를 벗어도 될 정도로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기준은 중국의 재개방 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든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 유행이 잦아들 때까지는 마스크 의무 폐지에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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