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000 마시고 자면 바로 ‘꿀잠’[정세연의 음식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0일 03시 00분




긴 겨울밤 잠 못 이루고 뒤척이는 불면증만큼 괴로운 일이 없다. 수면장애는 원인이나 대처방법이 제각각이다. 마시고 잠자리에 들면 편안한 마음으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차를 소개한다.

사진 출처 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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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꿀잠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차로는 캐모마일이 있다. 필자는 오스트리아에서 살았을 때 감기에 걸릴 때마다 서양 국화차인 캐모마일차를 마셨다. 수면 전문가인 브루스 박사팀에 따르면 캐모마일 속 아피게닌 성분이 뇌의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과 결합해 수면 진정 효과를 유발한다고 한다. 초반 잠에 들기 어렵거나 불면증을 오래 앓아 신경이 날카로운 이들에게 특히 좋다. 다만 기력이 부족해 불면증이 생긴 경우엔 효능이 떨어진다.

감태차도 숙면에 좋다. 제주도 청정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인 감태 차는 최근 온라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뇌신경이 너무 피곤하면 활동 모드에서 수면 모드로 전환이 잘되지 않는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수면장애를 겪는다면 감태차를 마셔보자. 감태 속의 디에콜(Dieckol) 성분은 불면증은 물론이고 치매 예방에도 좋다. 다만 감태가 해조류이기 때문에 갑상샘 질환이 있다면 장기간 섭취는 피해야 한다.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화병이 있거나 갱년기를 거치면서 열이 오르는 증상을 겪는다면 라벤더차를 권한다. 라벤더는 아로마세러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허브다. 성질이 차가워서 심장의 화기를 식히고 상기증을 다스려 숙면을 돕는다. 하지만 라벤더는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여 저혈압인 경우엔 피해야 한다.

필자를 찾아온 불면증 환자 중에는 유달리 근심 걱정이 많고 쉽게 긴장하며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이런 성향을 지녔다면 대추 씨앗차를 권한다. 대추는 보통 씨를 버리고 과육만 끓여 차로 마시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추씨는 독성이 없으면서 숙면을 유도하는 데 탁월한 작용이 있기 때문에 과육과 함께 차로 끓여 마시면 불면증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대추 속의 사포닌 성분 중 하나인 주주보사이드A(jujubosideA)는 뇌의 해마 영역의 활동을 진정시키고 스피노신(spinosin) 성분은 세로토닌을 활성화시켜 수면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린 대추를 깨끗하게 세척해서 잘라 씨앗을 빼낸 뒤 씨앗은 팬에 한번 로스팅하면 더욱 좋다. 건대추와 씨앗 7개를 물 1L에 넣고 20분 정도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서 물이 양이 반이 될 때까지 끓이면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숙면차가 된다.

잠은 만병통치약이라고 한다. 숙면만 취해도 다스릴 수 있는 몸과 마음의 병이 적지 않다. 자기 전 기분에 맞는 차 한잔으로 포근하고 달콤한 밤을 보내길 바란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1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68만4000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숙면에 좋은 차 4가지’(https://www.youtube.com/watch?v=kFMsq0OchVY)
#수면장애#꿀잠#캐모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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