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구글을 상대로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의 디지털 광고 기술 사업부에 대해서는 해체를 요구했다. 이번 소송에는 캘리포니아 뉴욕 버지니아를 비롯한 8개 주도 참여했다.
구글은 광고를 사고파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 거래소까지 운영하며 온라인 광고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광고 거래소인 구글 애드 익스체인지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고 콘텐츠 기업 광고를 관리하는 구글 더블클릭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이 같은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광고비의 30%를 수수료로 챙기면서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2020년 10월 구글을 상대로 검색 독점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고, 주 정부들도 구글에 3건의 반독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진보 보수 가릴 것 없이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혁신적 서비스 출현을 막는 플랫폼 독점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
국내 온라인 시장의 독점 폐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네이버는 검색 시장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검색 광고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새로운 광고 상품을 고안하거나 판매 가능한 키워드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중소 상공인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도 ‘국민 메신저’ 지위를 기반으로 광고 사업 확대 등 수익 극대화에만 열을 올리다 ‘먹통 대란’을 일으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최근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배너 광고를 늘리면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네트워크 효과로 이용자들에게 편익을 주지만 그만큼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를 끼칠 가능성도 높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플랫폼 기업과 입점 업체 간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규제하고 플랫폼 사업자에 이용자 정보 보호와 같은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어제 새해 업무보고에서 빅테크 기업의 독점력 남용을 규율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원론적 언급에서 그칠 게 아니라 플랫폼 기업들의 갑질을 근절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내실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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