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유혹하는 방법도 가지가지. 백거이는 술이 갓 익어 보글대는 걸 보며 ‘저녁 되자 하늘은 눈이라도 내릴 듯. 술이나 한잔 같이 할 수 있을지’라며 조심스레 친구를 불러냈다. 이백은 호방한 성격 그대로 ‘자고로 성현들은 모두 적막하지만, 오직 술을 즐긴 이들만 그 이름이 남아 있다’는 궤변으로 술을 강권했다.
여기저기 피어나는 산꽃을 핑계로 ‘쾌청해도 꼭 오시고 비가 와도 꼭 오시게’라 말하는 시인의 수법은 간곡하기로 치면 수준급이다. 그뿐인가. 상대의 마음결이 다정하다고 치켜세우기까지 했으니 쉬 거부하지도 못할 테다. 술자리는 격식 없이 소박하게 차려질 모양이다. 이끼 낀 바위에 앉았다가 혹 옷에 풀물이 밴들 모처럼의 통음(痛飮) 나들이에 그게 무슨 대수랴. 노파심에서 사족처럼 곁들이는 마지막 한마디. 날짜 맞추고 명분 찾느라 주저하다 보면 우린 아마 아득히 작별해 있을지 몰라. 아니면 봄날이 저만치 가버렸거나. ‘내일 아침 비바람이 지나가겠거니’라는 막연한 기대는 갖지 말게. 몽골족이 중원을 지배한 원대에는 과거제가 폐지되어 정통 시문이 쇠퇴한 반면에 노래 가사인 사(詞)가 송대에 이어 발전을 지속했다. ‘남향일전매’는 사의 곡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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