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프로그램인 챗GPT 돌풍이 무섭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지 40일 만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 1000만 명을 넘어서더니 두 달 만에 1억 명을 돌파했다.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다. 기술, 산업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AI가 일상으로 성큼 들어오며 디지털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챗GPT는 학습된 정보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스스로 논리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 추론이나 의견 제시까지 가능한 초거대, 생성형 AI다. 변호사 시험을 비롯한 각종 자격시험에 너끈히 합격하는 답변을 찾아내고, 주어진 주제로 대학 논문이나 연설문도 순식간에 써낸다. 시나 소설처럼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져온 창조 활동까지 가능하다. 점점 사람 뇌를 닮아가는 AI 서비스의 확장성이 어디까지 닿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잇따라 조 단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AI 검색엔진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고, 구글도 일단 유사 서비스 개발에 4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빅테크의 판을 뒤흔드는 AI 기술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기업의 결단일 것이다. 미래 AI 서비스 시장 규모는 1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 단위의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미국을 따라잡으려는 중국의 추격세가 맹렬하다. 지난해 AI 관련 중국 논문은 양과 질 모두에서 미국을 제쳤다.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초거대 AI 분야에서 한국의 특허 출원 비율은 10.6%로 미국(34.5%), 중국(33.3%), 일본(11.3%)에 못 미친다. 해외 데이터 분석업체의 ‘글로벌 AI 지수’ 조사에서는 인재 확보와 규제 등 ‘운영 환경’ 분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왔다.
한국이 주요국보다 뒤처진 AI 분야의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와 기초연구 강화, 민관의 연구개발(R&D) 모두 절실하다. 디지털 분야에서 뒤처졌던 일본조차 150여 곳의 대학이 데이터 사이언스 학과를 신설하며 인재 양성에 나선 상황이다. AI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미래 기술이자 군사, 우주 등 분야의 판도를 바꿔놓을 게임 체인저다. 정부와 기업, 학계 모두 자칫 낙오됐다간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기술 개발 경쟁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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