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전략적 AI 적용…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광화문에서/신수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1일 03시 00분


신수정 DBR 교육컨벤션팀장
신수정 DBR 교육컨벤션팀장
2021년 뉴질랜드 팀은 유명한 요트 대회인 ‘아메리카 컵’을 준비하면서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알파고에게 바둑을 가르쳤던 것처럼 AI에게 항해를 가르쳤다. AI는 인간들과 달리 잠을 자거나 밥을 먹지도 않고 수천 개의 시뮬레이션을 무섭게 학습하더니 8주 만에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베테랑 선수들을 이겼다.

이때부터 AI가 스승이 되어 선수들에게 효율적인 항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AI 도입 전에는 새로 설계된 요트를 운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데 몇 주가 걸렸지만 AI 덕분에 이 시간이 대폭 단축된 것이다. 그해 뉴질랜드 팀은 7개 대회 중 3개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아제이 아그라왈 창조적 파괴 랩 설립자는 이 일화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소개하면서 “AI로 인한 차이는 기계가 더 많은 일을 하는지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누구인지에 달려 있다”며 “AI는 그 자체로 통찰력을 주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한 정보를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때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대화형 AI 서비스 프로그램인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기업들의 전략적 AI 도입을 독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HBR은 최신호(1∼2월)에 게재된 ‘AI 도입, 언제까지 고민만 할 텐가…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때가 왔다’라는 아티클에서 기업들의 AI 도입은 미래 거의 모든 사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머스 H 대븐포트 뱁슨대 교수 등은 이 아티클에서 미국의 빅테크를 제외하고는 AI를 본격적으로 다루거나 사업의 핵심에 두고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AI의 잠재력을 의심하면서 단순히 실험해보는 정도에 그쳐 충분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들은 민간기업과 정부기관 중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해 성공을 거둔 30곳을 분석해 벤치마킹할 만한 요인을 도출했다. 이들은 기업이 AI를 통해 큰 가치를 얻고자 한다면 우선 사람과 AI가 업무 환경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조언했다. 모든 핵심 부서에 AI를 배치해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리더들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AI가 우리 회사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M이 지난해 전 세계 기업의 AI 도입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2022 AI 도입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자사 비즈니스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답한 국내 기업은 22%로 전 세계 평균(34%)보다 낮았다. 국내 기업 응답자의 46%만이 ‘AI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한국은 반도체, 2차전지, 조선, 자동차 등 주요 산업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산업 강국이다. 여기에 AI 활용 능력까지 더해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현 시대에 데이터는 원유(oil)나 다름없는 가치를 갖고 있고, 이러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최상의 도구가 AI이다. 여러 이유로 AI 도입을 주저했다면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인공지능#ai 도입#전략적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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