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키워드가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Great Depression)’이었다면 2020년대에는 ‘대퇴사(Great Resignation)’가 주목받고 있다. 2021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 40% 정도가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같은 해 4월부터 6개월간 2400만 명 이상의 미국 직장인이 실제 퇴직했다. 한국에서도 이런 경향이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잡코리아 2021년 조사에 의하면 MZ세대 입사자 중 50% 이상이 2년 이내에, 90% 이상이 5년 이내에 퇴직했다. 최고 연봉과 복지를 자랑하는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최고 연봉과 복지로 해결할 수 없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2022년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에 따르면 퇴사를 결심하는 데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이 ‘보수에 대한 불만’보다 10.4배 비중이 높았다. 결국 좋은 조직문화가 해결책인데, 이때 필요한 리더십이 공감 리더십이다.
공감 역량이 높은 사람은 주변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니즈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이는 외부 고객이 원하는 제품·서비스 개발은 물론이고 내부 직원과 호혜적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된다. 기업 경영의 중요한 스킬이다.
2021년 언스트앤드영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54%가 직무상 어려움을, 49%는 개인적 삶의 어려움을 상사가 공감하지 않아 이직했다고 답했다. 응답자 87%는 공감 리더십이 신뢰 제고 등 조직문화 개선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공감 리더십은 다양성 존중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티앤씨재단 ‘APoV(Another Point of View)’ 콘퍼런스에서 장대익 가천대 학장은 인류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으며, 이때 공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다양성 존중이 21세기 개인과 사회, 국가 성장과 발전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15개국 1000개 이상 대기업을 분석한 맥킨지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DE&I, 즉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을 중시하는 기업의 재무성과가 더 높았다. 공감 리더십은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상대방을 대접하는 마음’이 깔려 있다. 다양성은 나와 다른 상대를 인격적으로 존중한다는 점에서 두 개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물론 공감이 모든 상황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과잉 공감으로 합리적 판단을 내리지 못하거나, 지나친 그룹 내 공감이 그룹 밖 사람들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 폭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따라서 ‘공감의 깊이’뿐 아니라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노력도 중요하다.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공공기관, 학교, 지역사회, 가정 등 모든 조직에서 균형 잡힌 공감을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미래인 MZ세대와 함께 혁신을 이끌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에 기반한 공감 리더십을 함께 배우고,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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