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배 아파요”…겨울철 장염, 000 끓여 먹으면 금세 회복[정세연의 음식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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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계절이다. 장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 구토, 설사다. 특히 구토와 설사가 짧게는 하루 이틀, 길게는 일주일 이상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장염에 걸리면 보통 며칠간 굶으면서 버틴다. 괜히 음식을 삼켰다가 복통이 심해질까 봐 아예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굶는 게 능사는 아니다. 금식을 하면 탈수가 심해지기 때문에 구토가 멎은 뒤부턴 음식을 조금씩 섭취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아무 음식이나 먹어선 안 된다. 속을 달래고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걸 먹어야 한다. 필자는 장염을 앓을 때 된장죽을 챙겨 먹는다. 된장죽은 된장을 넣어 끓이지 않고, 죽을 끓인 뒤 된장을 한 스푼 풀어 넣는 게 포인트다. 된장 속 효소와 유산균이 열에 약하기 때문에 가열하지 않는 게 좋다.


된장죽은 3가지 이유로 장염에 도움이 된다. 첫째, 탈수 예방 효과다. 장염으로 설사를 여러 차례 하고 나면 탈수가 오기 쉽다. 탈수는 심하면 염분도 함께 빠져나가 전해질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된장죽은 된장 속 염분이 체내에서 빠져나간 염분을 보충해 전해질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준다.

두 번째, 면역력 강화에 좋다. 설사 후엔 장내 좋은 균들이 다 빠져나가 면역력이 약해진다. 장내 환경을 되살리려면 좋은 균이 살아 있는 발효 음식을 자주 먹어야 한다. 콩을 발효해 만든 된장은 유익균인 바실러스균이 풍부한 데다 장에 부담이 없어 장내 미생물 환경 회복에 더없이 좋다.

세 번째, 단백질 흡수에 효과적이다. 탈수가 오면 근육도 같이 소실되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한데 장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선 육류나 우유 단백질뿐 아니라 일반 콩을 먹어도 가스가 차고 소화가 잘 안 된다. 그런데 된장은 발효 과정에서 콩 속 단백질이 펩타이드로 분해되기 때문에 단백질의 소화 흡수가 잘된다.

장염 증상이 회복되는 속도에 따라 먹는 음식도 달리해야 한다. 구토가 멎은 직후엔 반찬 없이 된장죽만 먹는다. 설사가 멎기 시작하면 흰쌀로 밥을 질게 해서 된장을 한 스푼 풀어 먹는다. 여기에 부드러운 계란찜, 장조림, 연두부 같은 단백질 반찬을 추가해서 먹으면 입이 덜 심심하다. 소화와 배변 기능이 완전히 회복됐다 싶으면 원래 먹던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꼭꼭 오래 씹어 먹는다. 죽, 진밥, 일상식으로 넘어가는 3단계 식사법이다.

장염에 걸리면 ‘먹느냐, 굶느냐’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기력이 달려 먹기로 마음먹은 뒤에는 ‘무엇을 먹느냐’로 다시 머리를 싸맨다. 된장죽과 3단계 식사법을 기억하면 아픈 와중에 식단 고민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수 있을 것이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2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69만 8000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장염 걸렸을 때 이렇게 드세요’(https://youtu.be/UvNMBVWiVaQ)
#장염 초기#된장죽#음식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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