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년째 OECD 평균 밑돈 성장… 선진국 되자 한국병에 드러눕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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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3.1.1 뉴스1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3.1.1 뉴스1
한국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수출액이 5개월째 감소했다. 반면 에너지 수입액은 원가와 환율의 동시 상승으로 크게 늘어 무역수지 적자가 12개월 연속 이어졌다. 정부는 수출 늘리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워낙 비중이 큰 부분에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6%로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회원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 또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역성장을 한 10개 회원국 중 한 나라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좋지 않아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이 되자마자 다시 중진국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를 매월 개최해 부처별 수출 실적, 이행 상황 등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기존 방식에서 고삐를 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 혁신이 더 빠르게 추진돼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국제 무역 성장의 토대였던 세계화와 자유무역이 흔들리고 있다. 이 와중에 전통적 제조업을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는 산업의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 잘나가던 남미 국가들이 농산물 중심의 수출 구조를 제조업 중심으로 변경하지 못해 낙오했듯이 ‘아시아의 용’ 중 가장 성공한 한국도 보호주의 강화와 디지털 변혁에 적응하지 못하면 낙오할 수 있다.

보호주의의 벽이 높아질수록 그 벽을 뚫는 길은 우리 같은 수출 국가에는 압도적 산업 경쟁력밖에 없다. 노동 개혁을 통해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교육 개혁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중진국에서 성장하면서 만들어진 각종 규제와 노동 교육 구조가 지금은 무거운 짐이 돼 있다. 이 짐을 덜어내면 위기에서 버틸 우리의 대응력이 높아질 것이고, 덜어내지 못하면 그것은 선진국 대열에서 우리를 끌어내릴 한국병이 되고 말 것이다.
#수출 급감#경제성장률#산업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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