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대통령은 1860년대 농업 투자로 식량안보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1940년대에는 루스벨트와 트루먼 대통령이 핵 안보에 투자했고….” 미국 반도체과학법의 의미를 추켜세운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최근 조지타운대 연설은 거창했다. 역사적 지도자들의 업적을 하나씩 소환하며 반도체법을 동급으로 끌어올렸다. 그에 따르면 반도체법은 케네디 대통령의 인류 최초 달 탐사 프로젝트에 비견되는, 미국의 미래를 바꿀 업적이다.
반도체 제조업 부활을 통해 ‘신규 기술자 10만 명 양성’, ‘여성 100만 명 고용’ 같은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자는 구체적 주문들이 워싱턴에서 쏟아지고 있다.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은 사내 어린이집도 지어야 한다. 그냥 짓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보육 전문가, 커뮤니티 지도자들과 협의해 양질의 운영 프로그램을 짜라는 식이다. “미국이 ‘무덤에서 요람까지’의 복지 부담을 반도체법으로 한꺼번에 해결하려 든다”는 말까지 나온다.
미국 정책의 초점이 국내 이슈에 맞춰지면서 외교는 어느 순간 갈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안보 핵심 품목의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해 ‘반도체 동맹’으로 뭉치자”던 당국자들의 목소리는 작아졌다. 390억 달러의 보조금을 화끈하게 쏠 것 같았던 반도체법은 세부 내용을 까면 깔수록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에 불리한 내용이 속출하고 있다. 상무부와 국무부, 백악관이 각자 딴소리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이미 한 차례 등에 칼이 꽂힌 한국 기업들은 뒤통수까지 얼얼할 지경이다.
‘중국 때리기’에 자국 이기주의가 결합한 정책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알 수 없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대중 매파들은 이미 서슬이 시퍼렇다. “공화당보다 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는 말할 것도 없다. 기대했던 경제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규제의 빈도와 강도는 더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반도체법이 시행되더라도 미국의 세계 점유율 증가가 1% 미만에 그칠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분석이 이미 나와 있다.
국익 앞에서는 동맹도 친구도 없다는 명제는 새삼스럽다.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동맹인 일본을 주저앉힌 게 미국이다. 이번에는 중국인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맞는 유탄의 충격이 간단치 않다. 한국이 다음 타깃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칩4’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나올 논의 내용도 불안하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같은 나라는 대외 경제통상 정책이 군사안보와 겹쳐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해 때로 경제 이익까지 희생해야 하는 계산법은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 미국을 상대로 한 경제안보 함수가 더 복잡하다는 말이다. 더구나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미 “생큐”를 연발한 미국에 수십조 원대 반도체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마땅한 대안도 없는 정부는 미국을 설득해 보겠다며 줄줄이 워싱턴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덜레스 공항 문턱이 닳아 없어질 판이다.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만이 살길임을 절감하며 입술을 깨물고 있는 나라가 어디 한국뿐이겠는가. 일본과 네덜란드, 대만에서도 내부적으로는 볼멘소리가 커지는 형국이다. ‘동맹의 환상’을 깨뜨린 지독한 ‘현타’가 각자도생을 위한 플랜 B로 옮겨가지 말란 법 없다. 미국은 일각에서 제안이 나온 대로 우호국들과 정책을 조율할 ‘반도체 특사’라도 지명해야 하는 게 아닌가. 대외적으로 안보, 국내에서는 경제 부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대가가 따른다는 것은 미국에도 예외가 아니다.
좋은 글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를 설득하려고 여러 명이 미국을 가는 것을 두고 "덜레스 공항 문턱이 닳아 없어질 판 "이라고 한다. 이 무슨 비꼬는 야유인가. 그러면 가만히 있는 게 정답인가? 좋은 방책이 있으면 제시해보라.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정부를 비하하지 마라. 신문사 기자라고 무책임하게 써대는 것은 옳지 않다.
2023-03-14 02:00:17
어차피 상호 호혜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관계는 동맹이라고 볼 수 없다. 우선 핵무장부터하고 계속 까부는 경우 ICBM도 만들어야지. 손 놓고 있지 말고 언제든 만들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 한다. 북한이 만들어 남한과 미국을 겨누고 있으니 우리가 제일 시급한 현실도 있다. 생존이 보장된 연후라면 불공정한 동맹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진다.
이정은~ , 김 정은이와 이름이 똑같네~ 미국이 자기 희생하면서 동맹국들만 위해 존재해야 하나 ~ ? 미국의 그런 것이 싫으면 문가 처럼 중국가서 혼밥하고 러시아에 사기 당하고 정은이에게 삶은 소대가리 소리 듣는 게 더 잘하는 일인가 ~? 정은이란 이름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
2023-03-14 13:47:34
자본주의건 아니면 사회주의건 간에 어느 사회에서든지 먹고 사는 문제가 어려워지면 정치적으로 역풍이 일어납니다. 이념은 포기해도 생존 자체가 영향을 받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023-03-14 12:27:29
애초에 원천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한 원죄 아니냐?
돈 벌었을때 원천 기술 개발 투자 해서. 기술 독립 이룩해야지
남의 기술로 돈 벌어 놓고 이제 와서? 기술 원 소유주가 로얄티 내놓으라니 억울 하지?
2023-03-14 11:57:35
미쿡은 과연 우리의 진정한 우방이 맞나?
2023-03-14 11:40:01
논설위원이면 문제의식의 제시와 함께 제안을 해야지 당신 말처럼 동맹국 뒤통수를 치는 미국의 자국우선주의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를 조롱하는 것은 아무 도움도 안 됩니다. 그럼 미국에 가서 협상도 하고 부탁도 해야지 정부 고위관료들과 정치가들이 국내에서 죽창가나 부르거나 방송국에서 미국이 뒤통수 치고 있다고 비난이나 늘어놓고 있어야 되겠는가?
2023-03-14 10:04:17
가난한 미국인들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위하여 다른 나라가 가난해질 이유가 없다. 바이든이 표에 구걸 하는 것을 보니 다음번엔 정권이 바뀔것 같은데..
2023-03-14 06:33:01
전 세계의 돈 되는 산업은 모두 독차지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페르시아와의 전쟁이 끝난 다음에 아테네가 동맹국을 어떻게 취급했는지를 알아보고 결과를 예상해야 한다...가난하게 살아갈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2023-03-14 02:18:57
좋은 글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를 설득하려고 여러 명이 미국을 가는 것을 두고 "덜레스 공항 문턱이 닳아 없어질 판 "이라고 한다. 이 무슨 비꼬는 야유인가. 그러면 가만히 있는 게 정답인가? 좋은 방책이 있으면 제시해보라.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정부를 비하하지 마라. 신문사 기자라고 무책임하게 써대는 것은 옳지 않다.
2023-03-14 02:09:12
한국의 기업 윤리 강화로 반도체 산업 재활하면된다. 오로지 삼성만을 향해 혁신 강화 해야 될 것이다.
2023-03-14 02:00:17
어차피 상호 호혜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관계는 동맹이라고 볼 수 없다. 우선 핵무장부터하고 계속 까부는 경우 ICBM도 만들어야지. 손 놓고 있지 말고 언제든 만들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 한다. 북한이 만들어 남한과 미국을 겨누고 있으니 우리가 제일 시급한 현실도 있다. 생존이 보장된 연후라면 불공정한 동맹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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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4 02:18:57
좋은 글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를 설득하려고 여러 명이 미국을 가는 것을 두고 "덜레스 공항 문턱이 닳아 없어질 판 "이라고 한다. 이 무슨 비꼬는 야유인가. 그러면 가만히 있는 게 정답인가? 좋은 방책이 있으면 제시해보라.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정부를 비하하지 마라. 신문사 기자라고 무책임하게 써대는 것은 옳지 않다.
2023-03-14 02:00:17
어차피 상호 호혜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관계는 동맹이라고 볼 수 없다. 우선 핵무장부터하고 계속 까부는 경우 ICBM도 만들어야지. 손 놓고 있지 말고 언제든 만들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 한다. 북한이 만들어 남한과 미국을 겨누고 있으니 우리가 제일 시급한 현실도 있다. 생존이 보장된 연후라면 불공정한 동맹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진다.
2023-03-14 01:05:14
기자님 표준말 좀 쓰세요 현타가 표준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