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명품을 똑같이 흉내 낸 제품을 ‘짝퉁’이라고 한다. 이 짝퉁은 얼핏 진짜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말해 진품은 아니다. 사람도 본연의 모습이 있다. 타고난 결에 환경의 영향 등이 더해져 ‘나’라는 사람이 된다. 본연의 모습대로 진실하게 살면 그 자체로 진품이 될 터. 하지만 실제론 자신이 아닌 남의 기준에 맞춰 ‘가면’을 쓰고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나답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나의 단점을 인정해야 한다. 세상에 단점 없는 사람은 없고, 단점이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상황에 따라 가치가 뒤바뀌기도 한다. 한 예로 나는 기억력이 정말 나쁜데 그 대신 속상한 일을 오래 곱씹지 않는다.
우리는 보통 단점을 포장하거나 감추려 든다. 그래야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진정한 내가 아니다. “약점이 있는 나라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자. 내가 나 자신에게 “충분히 괜찮아(Good Enough)”라고 하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내 인생의 대장은 나 자신’이라는 점도 되새겨야 한다. 한국 사회는 특히 타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다른 이의 시선에 신경을 쓰게 된다. 하지만 그러면 나를 위해 진짜 필요한 일은 등한시하게 된다. 타인이 내 인생의 캡틴이 되는 셈이다. 자녀가 “친구가 내 옷차림이 촌스럽다고 해서 속상해”라고 한다면 이렇게 다독여주자. “친구가 아닌 네가 너의 대장이야. 그러니 네가 마음에 드는 옷을 입으면 되는 거야.”
일상에서 종종 우리는 비교감에 빠져 우울해지곤 한다. 필자 역시 그랬다. 승진이 빠르고 논문 실적도 탁월한 동료 교수들에 비해 스스로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곧 생각을 달리 했다. 내가 이루거나 내가 가진 것이 곧 나의 가치는 아니다. 우리는 모두 존재만으로 존중받아야 할 절대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꾸며내거나 ‘척’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준다.
물론 롤모델을 정해 그 사람을 닮으려 노력하는 것은 좋다. 실제 롤모델을 계기로 놀랍게 성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고유한 성격과 특성까지 부정해선 안 된다. 연예인이나 인스타그램 속 유명 인플루언서를 동경해 무작정 그들의 삶을 따라 한다면 ‘짝퉁’ 인생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자체로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 지금 당장 채찍질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끌어안아 주자.
※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2020년 10월 유튜브 채널 ‘닥터지하고’를 개설해 정신건강 정보와 명상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3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17만4000명이다. 에세이 ‘마음이 흐르는 대로’와 육아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나영 교수의 ‘Authenticity: 짝퉁이 될 것인가 진품이 될 것인가’(https://youtu.be/DFvGtmcMG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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