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standing is not agreeing(누군가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곧 그에게 온전히 동의한다는 것은 아니다).”
―로저 피셔, 윌리엄 유리 등 ‘YES를 이끌어내는 협상법’ 중에서
처음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프리랜서로서 협상을 위한 좋은 방법들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책장 속을 들여다보면서 깨달은 것은, 사실 이 많은 협상의 도구와 방법들이 직업적인 영역을 떠난 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인이나 부모 자녀 사이에서도 어떤 싸움을 이기고 싶다는 자존심만 버릴 수 있다면,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면 훨씬 더 수월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다. 사실 우리가 가장 많이 협상하는 대상은 다름 아닌 자신이다. 다른 사람과 논쟁을 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그와 동시에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며 모종의 협상을 한다. ‘저 사람을 봐줄까, 말까?’
몇 달 전에 결혼을 했다. 싸울 대상이 바로 옆에 있는 그 사람일 때가 많아졌다. 싸우면서도 ‘이해해 줄까, 말까’ 고민이 들 때, 그저 내 자존심을 내려놓으면 쉽고 빠르게 문제가 해결됐다. ‘이 사람이 맞았다. 그러니까 내가 졌다’라는 생각과는 다르다.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하는 이해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면 상대방도 내게 마음의 문을 연다. 서로 이해하고 이해받으며 마음을 터놓고 안전하다 느낄 때 우리는 함께 승리의 길을 걷게 된다.
이런 원칙은 사업 분야에서도 새겨둘 만하다. 최근 새로운 창업에 도전했는데 업계 최신 트렌드를 보면 ‘동의’하거나 ‘공감’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트렌드를 이해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내 브랜드의 이익이 될 수밖에 없다. 한번 열린 이해의 문은 나를 더 깊은 이해의 길로 이끈다.
이해란 늘 쉽지 않다. 하지만 도전해 볼 만하다.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지는 게 아니고 같이 이기는 것이라고, 이제는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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