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통진당 사건 연상시키는 北 지령
문 정권은 국정원 대공수사권 박탈했다
대통령에게는 안보리더십이 가장 중요
문재인은 무엇을 위해 南을 위태롭게 했나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다. 북한이 민노총 간부에게 청와대 등 주요 통치기관들 전기를 끊을 준비를 하라는 지령문을 내려 보냈다는 국가정보원 발표. 화성·평택지역 군사기지, 화력발전소, LNG저장시설 등의 자료를 수집해 유사시에 대비하라는 내용도 있다고 했다.
정의당을 장악해 국회에 진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북한 지령까지 보니, 생각난다. 꼭 10년 전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된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이석기 사건이다.
이석기는 2013년 5월 130여 명이 모인 비밀 회합에서 통신·유류·철도 등 국가기간시설을 조직적으로 파괴하자는 발언 등으로 2015년 대법원에서 내란선동 및 국가보안법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당국은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알아내진 못했다. 그러나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밝혀진 진실이 어디 한둘이던가.
다만 이상한 점은 있다. 이석기는 1999년 북한 지령을 받은 지하정당 민혁당 사건으로 실형을 살고 있었으나 두 차례 특별사면으로 비례대표가 될 수 있었다. 두 번 다 노무현 정권 문재인 민정수석 때다.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총선 때 ‘종북좌파’는 사악한 말이라며, “연대는 필요하다”며, 통진당과 민주당의 야권연대 필요성을 유독 강조했다.
물론 문 전 대통령이 그보다 더 감싼 건 북한이다. 암만 무도한 김정은이라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인권 문제다. 그래서 북한 주민 앞에선 자상한 아버지로 보이고 싶어 자신과 부인 리설주를 반반씩 닮은 딸 주애에게 240만 원이나 되는 디올 패딩을 입혀 미사일 발사장까지 데리고 다닌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문재인은 유엔인권위원회에 북한인권결의안이 올라오자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자”고 했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저서 ‘빙하는 움직인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당연히 북한은 “남측 태도를 주시할 것”이라고 협박조로 나왔다. 결론은 북한을 위한 ‘기권’이었다.
비서실장으로서 초안을 만들었다는 2007년 10·4 선언문도 지금 보면 기이하다.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식일 뿐 핵 폐기 같은 단어는 없다. 북핵 용인, 주한미군 철수에 이용되기 딱 맞는 내용임에도 그는 2011년에 낸 책 ‘운명’에다 ‘어디 가서 만세삼창이라도 하고 싶었다’고 썼다. 그러니까 전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떠밀려 2017년 사악하지 않은 종북좌파 대통령이 뽑혔던 셈이다.
우리 헌법 66조 2항은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국가안보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민생도 중요하나 국가의 존립은 더 중요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012년 대통령감으로 뜰 때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습니까”가 아니라 “빨갱이가 어디 있습니까” 했다지만 북한이 존재하는 한, 아니 인류가 있는 한 스파이는 언제나 있다.
재임 중 문 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미국에 고철덩어리나 다름없는 영변 핵시설과 미국의 제재 완화 교환을 끈덕지게 요구했다. 북한에 편파적 중재를 함으로써 한미동맹이 거의 와해될 만큼 상처를 입었다고 ‘북핵 30년의 허상과 진실’을 쓴 이용준 전 북핵 담당대사가 말할 정도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다. 대체 왜 그랬는지.
하느님이 보우하사 북-미 회담이 깨져 한국은 국가의 계속성을 지킬 수 있었다. 정권교체도 했다. 그러나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로 사실상 무장해제가 돼버린 바람에 우리 군은 작년 말 북한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한 바퀴 휘젓고 돌아가도 격추에 실패하는 상황이 됐다. 2020년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돼 내년부터는 국정원이 눈 뜨고도 간첩을 못 잡게 된다.
북한 김정은이 남한 겨냥 전술핵무기에 탑재할 전술핵탄두를 공개한 28일, 동아일보 1면엔 대통령 방미 때 국가안보실 잘못으로 블랙핑크 공연을 날릴 뻔했다는 기사가 났다. 북한이 또 미사일을 날리는 것보다는 낫지만 참 한가하고 한심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해 첫날 용산 대통령실 지하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했다. 최고의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보다 초등학교 동창을 국가안보실장으로 앉히고, 민간인을 대통령 전용기에 태워도 문책 한번 못 하는 기강이니 대통령 주변부터 엄중함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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