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 시절 박용택(44)은 별명이 많았다. 불방망이를 휘두를 때는 ‘용암택’, 찬스를 번번이 날릴 땐 ‘찬물택’이 됐다. 별명이 양산되다 보니 ‘별명택’이라는 닉네임까지 붙었다.
그중 빠질 수 없는 게 ‘기록택’이다. 19시즌 동안 LG에서만 뛴 그는 2504개의 안타로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다. 통산 최다 출장 기록(2237경기), 통산 최다 타석(9138타석), 통산 최다 타수(8139타수) 기록도 그의 차지다.
그는 선수로 장수한 비결로 수분 섭취를 꼽았다. 30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물을 많이 마셨다. 경기 중에도, 경기 후에도, 심지어는 집에 와서도 물은 많이 마셨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근육이 마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항상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려 했다. 의식적으로 물을 갖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마셨다”고 했다.
또 하나 그가 거르지 않은 것은 ‘쪽잠’이었다. 매일매일 자기만의 루틴을 지키기로 유명했던 그는 경기 전 30분가량은 꼭 쪽잠을 잤다. “꼭 잠이 드는 게 아니더라도 잠시라도 눈을 감고 있으면 피로가 풀리고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평상시 수면의 질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자기 전 그는 모든 고민을 내려놓고 기분 좋은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다음 날 최고의 컨디션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거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식으로 어떻게든 좋은 기분을 만들고자 했다”고 했다.
철저한 몸 관리로 오랜 세월 동안 남부럽지 않은 선수 생활을 한 그에게도 아쉬운 순간은 있었다. 그는 “3년 차 때 어깨를 다쳤다. 당시 눈앞의 성적을 중시하느라 아픔을 참고 그냥 뛰었다. 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어깨가 강한 외야수였던 그는 치료 타이밍을 놓친 뒤에는 더 이상 강한 송구를 하지 못했다. 선수 시절 중반부터 주로 지명타자로 나선 이유다. 올 초 신인 선수 오리엔테이션에 강사로 나선 그는 “프로야구는 길다. 당장이 급하지 않다. 무조건 전진해야 할 때가 있고, 한 템포 쉬어가며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일반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다쳤을 때 참고 운동을 하기보단 완쾌한 뒤 완전한 몸으로 운동하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낫기 때문이다.
은퇴한 지 3년째. 그는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여전히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박용택은 “선수 때는 결과가 좋게 나올 때만 재미있었다. 하지만 해설하면서 보는 야구는 그 자체로 너무 재미있다. 천직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 등 각종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수 때와 마찬가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배팅 연습을 한다. 몸의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필라테스까지 한다. 은퇴 후에도 바쁘게 살다 보니 살이 찔 겨를이 없다. 선수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건강한 ‘건강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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