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ICBM 쥔 김정은 “극도의 공포”… 위협 전방위 봉쇄책 세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5일 00시 00분


딸 주애-부인 리설주-여동생 김여정 총출동.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날 신형 고체연료를 처음으로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와 부인 리설주, 동생인 김여정 노동장 부부장도 발사 장면을 지켜봤다. (화성-18호 발사 장면과 참관 장면을 레이어 합성한 사진) 사진=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어제 밝혔다. 북한 매체는 전날 실시한 고체연료 ICBM 발사에서 1단 추진체는 정상 각도로, 2·3단은 고각(高角)으로 설정해 미사일 궤도와 속도, 거리를 조절하는 변칙기동 기술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적들에게 시종 치명적이며 공세적인 대응을 가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ICBM은 그들 표현대로 ‘공화국 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 주력수단’으로서 북핵 위협이 그 정점에 다가가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고체연료 사용으로 미국 본토를 노린 ICBM을 언제 어디서든 은밀하게 기습 발사할 수 있어 사전탐지를 통한 선제타격(킬체인) 능력을 무력화하고, 발사 각도 변경을 통한 변칙비행을 통해 미사일방어(MD) 체계마저 제 역할을 못 하게 하는 위협적 타격 수단을 갖췄기 때문이다.

앞으로 북한은 고체연료 고도화와 단 분리 정교화를 위해 화성포-18형의 추가 발사는 물론이고 사실상 최종 완성 단계인 다탄두 각개목표 재진입체(MIRV)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달 말까지로 예고한 정찰위성 발사, 언제든 가능한 7차 핵실험, 장거리미사일의 태평양 발사 같은 고강도 도발도 기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기고만장해진 북한의 공세적 도발은 긴장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이다. 그간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급진전시킬 수 있었던 것도 세계적인 신냉전 기류를 틈타 중-러의 비호 아래 거리낌 없이 도발을 감행한 결과였다. 앞으로도 북한은 이런 대결의 흐름에 올라타 중-러 독재국가의 행동대장을 자처하며 호전적 태도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북한의 대결적 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비핵화 전략도, 실용적 대북정책도 소용이 없다. 기존 대북 접근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때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를 통한 확장억제력 강화라는 군사적 수준을 넘어 북한을 외교 경제 등 전방위로 봉쇄하는 총체적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북한을 중-러와 단절시키는 정교한 방책도 가동시켜 고립의 고통을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북한#대륙간탄도미사일#화성포-18형#시험 발사에 성공#전방위 봉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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