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황제’ 진종오(44)는 올림픽에서 6개의 메달을 땄다.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5차례 출전해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김수녕(52·양궁)과 함께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는 세계 사격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남자 50m 권총)도 달성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총을 잡고 있다. 사격은 선수 생명이 긴 종목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진종오처럼 오랜 기간 세계 최정상권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사격 역시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종오는 “사격은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는 종목이다. 권총의 무게는 1.5∼2kg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하루에 수백 발을 쏘려면 수백 번을 들었다 놔야 한다. 이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근력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좋은 사격 자세를 갖추려면 하체, 허리, 등, 어깨, 팔뚝 근육이 고루 강해야 한다는 것.
진종오가 추천하는 대표적인 운동은 ‘마운틴 클라이밍’이다. 마운틴 클라이밍은 푸시업 자세에서 양쪽 무릎을 번갈아 가며 가슴 쪽으로 당기는 것을 반복하는 운동이다. 진종오는 “이 운동만 꾸준히 해도 뱃살이 쏙 들어간다. 20∼30회 하다 보면 절로 숨이 가빠진다. 심폐 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진종오는 마운틴 클라이밍―플랭크―스쾃―런지―백 익스텐션 순으로 근력을 유지한다. 이렇게 하루 3세트를 하는 게 기본이다. 비스듬한 자세로 총을 쏘는 사격 선수들은 허리 부상이 많은데 허리를 뒤로 젖히는 백 익스텐션은 허리 디스크 예방에 좋다.
진종오는 눈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종이 한 장 차이로 순위가 갈릴 수 있는 사격 종목 특성상 시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노안을 늦추기 위해 틈날 때마다 안구운동을 한다. 진종오는 “눈을 감은 상태로 왼쪽과 오른쪽, 위, 아래로 눈알을 움직여 준다. ‘Z’자를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쓰지 않았던 눈 주변 근육들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낚시를 수십 년째 취미로 해오고 있는데 이 역시 눈 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루어 낚시광인 그는 “루어 낚시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을 수시로 봐야 한다. 총을 쏠 때도 마찬가지다. 낚시를 즐기다 보니 시력도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그는 스포츠 행정가로서 인생 2막도 준비하고 있다. 2월에는 ‘빙속여제’ 이상화(34)와 함께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내년 파리 올림픽 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도 도전한다. 그는 “스포츠인으로서 IOC 위원은 마지막 꿈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경험을 살려 스포츠를 통해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선수위원으로 반도핑 활동도 하고 있는 그는 “청소년 올림픽을 통해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도핑과 관련된 지식이나 응급 상황 때의 대처 방안 등을 알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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