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124승)을 갖고 있는 박찬호(50)는 은퇴 후에도 바쁘게 살고 있다. 2월 국내 프로야구 팀들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를 찾았고, 3월엔 일본 도쿄돔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방송 해설을 했다. 이달 초엔 모교 공주고 동기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의 개막전을 찾았다. 김하성이 뛰고 있는 MLB 샌디에이고의 특별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찬호는 뼛속까지 야구인이지만 야구 못지않게 골프에도 진심이다. 박찬호는 선수 은퇴 후 공허함에 빠진 적이 있는데 그 빈 공간을 채워준 게 골프였다. 그는 “무식하게 드라이버를 하루에 1000개씩 때린 날도 있다. 다음 날 바로 몸살이 났다. 며칠 앓다가 몸이 괜찮아졌다 싶으면 또 700, 800개를 쳤다”고 했다.
그렇게 죽기살기로 한 덕택에 실력도 금방 늘었다. 현재 그의 핸디캡은 ‘3’ 내외다. 박찬호는 “핸디캡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연습을 꾸준히 하고 일주일에 라운드도 두 번 정도 한다”고 했다. 대한골프협회의 공인 핸디캡 3 이하 증명서를 갖고 있는 그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정식 대회에도 추천 선수 자격으로 4차례나 출전했다. 번번이 최하위권 성적으로 컷탈락했지만 마흔 즈음에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해 프로 대회에 나간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골프를 비롯해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고 있는 박찬호는 ‘현명한 생활 습관’을 조언했다. 그는 “100세 인생에서 40, 50대는 남은 인생의 기로에 서 있게 되는 시기”라며 “현명하게 건강을 지키는 걸 습관화할 때다. 잘 먹되 지나치게 먹지 말고, 운동도 할 때 확실하게 하지만 쉴 땐 확실하게 쉬는 게 좋다”고 했다.
선수 시절 대식가였던 그는 요즘엔 야채 위주로 간단하게 식사한다. 그는 “한창때에 비하면 먹는 양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했다. 그 대신 선수 시절 가급적 피했던 패스트푸드도 가끔 먹고 요리에 맞춰 술을 마시기도 한다. 박찬호는 “식사는 맛있고 즐겁게 하려 한다. 파스타 같은 이탈리안 요리엔 와인을 곁들이고, 찌개류를 먹을 땐 소주도 한 잔씩 한다. 다만 과음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찬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집에 머물 때는 세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아침은 딸들과 운동을 하면서 시작한다. 러닝과 스트레칭을 한 뒤 명상을 함께 한다. 명상은 그가 선수 시절부터 해 온 오랜 습관이다. 박찬호는 “명상을 통해 하루를 반성하고 계획도 세운다. 몸의 피곤한 부분, 경직된 부분들을 이완시킨다”고 했다. 틈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고, 규칙적으로 근력 운동도 한다.
박찬호는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야구, 골프를 포함해 어떤 운동이건 실력은 연습과 비례한다. 그 훈련을 소화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며 “내 경우엔 야구가 재미있었고, 이후엔 골프가 즐거웠다. 재미있고 즐거운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느덧 쉰의 나이에도 박찬호는 여전히 탄탄한 몸과 갸름한 턱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이라며 웃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