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관왕(1000m, 1500m, 3000m 계주) 진선유(35)는 세계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짧고 굵게’ 선수 생활을 마감한 그는 2011년부터 단국대 빙상부 코치로 일하고 있다. 2018년 평창 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뛰어난 재능만큼 노력파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기 자신을 ‘게으른 선수’였다고 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훈련량이 상당히 많다. 새벽부터 스케이트를 2시간 타고 오전에는 지상훈련을 한다. 점심 식사 후 스케이트 훈련과 지상훈련이 이어진다. 야간훈련을 하는 날도 있다. 많은 선수들이 추가로 개인훈련을 한다.
진선유는 달랐다. 운동 시간 외에는 개인훈련을 하지 않았다. 다만 주어진 운동 시간만큼은 집중을 넘어 몰입하듯 훈련했다. 진선유는 “‘너는 운동 시간에만 열심히 해서 스케이트를 잘 탄 거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할 때는 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자는 주의였다”고 했다.
선수 시절 그가 큰 효과를 봤다는 ‘인터벌 트레이닝’ 역시 그의 스타일을 반영한다. 스케이트 선수들은 사이클 훈련을 많이 하는데 쇼트트랙 선수들은 실내 사이클을 많이 활용한다. 진선유는 “‘죽음의 사이클’이라 불리는 인터벌 트레이닝은 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효과도 크다. 10분 안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며 웃었다.
운동법은 30초 동안 전력으로 달린 뒤 1분 정도 천천히 페달을 밟는 것이다. 이렇게 3∼5회를 반복한다. 자신의 몸 상태나 목표 기록에 맞춰 속도를 달리하면 된다. 러닝도 인터벌 형식으로 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는 흔히 말하는 ‘집순이’다. 집에서 드라마나 웹툰 등을 보는 것을 즐긴다. 다만 몸은 꾸준히 많이 움직이려 한다. 선수 시절처럼 고강도의 운동을 하지 않는 대신 잔근육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최근에는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피트니스센터를 찾기보다는 홈트레이닝을 간간이 한다. 여행을 갈 때는 등산할 곳을 하나씩 끼워 넣는다.
대학원에서 스포츠생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논문만 남겨두고 있다. 진선유는 “내가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일찍 그만둔 만큼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비운의 스타’였다는 평가에도 그는 “어린 나이에 세계 정상에 섰을 때 다른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도 앞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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