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예비 경찰관들까지 ‘텃세 학폭’ ‘집단 왕따’… 엄히 징계하라

경찰대에서 편입생을 대상으로 언어폭력 사건이 발생해 가해자들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대는 3월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편입한 3학년 학생에게 잇달아 폭언을 한 4학년생 2명에 대해 각각 근신 5주와 3주의 처분을 내렸다. 경찰대는 ‘순혈주의’를 타파한다는 명분에서 올해 처음으로 편입제도를 시행했는데, 50명의 첫 편입생이 들어오자마자 학교폭력이 발생한 것이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대밖에 못 들어간 사람이 왜 경찰대를 다니나” “진짜 마음에 안 든다. 인사 똑바로 안 하나” “학교생활 그렇게 할 거면 당장 퇴교하라”며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징계 처분 이후에도 편입생은 스터디 모임이나 동아리에서 제외되고 선배들은 인사조차 받지 않으려 하는 등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 경찰대 익명 게시판에는 “조금만 뭐라고 하면 가혹행위라고 호소한다” “동문끼리 성명서를 내 편입제도를 폐지해 달라고 하자”는 글이 올라왔다.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도 벌어져선 안 될 ‘텃세 학폭’이 미래의 경찰 간부를 키우는 경찰대에서 일어났다니 한심한 일이다.

경찰을 양성하는 기관에서 학폭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경찰대에서는 2018년 이후 4건의 학폭 사건이 접수돼 10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 중에는 후배를 괴롭혀 28일간 정학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학생도 있었다. 간부급을 제외한 일반 경찰관이 현장에 배치되기 전 실무와 이론을 배우는 중앙경찰학교에서도 3월 학폭 사건이 벌어졌다. 한 교육생이 온라인 게시판에 “강의실에서 조리돌림하면서 무시하고 액체를 목에 뿌려 옷을 다 젖게 했다”는 글을 올렸고, 가해자 5명은 퇴교 처분을 받았다.

학폭은 사회 구성원 전체가 나서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심각한 사회 문제다. 특히 경찰은 학폭의 예방과 수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일부 학생의 일탈이라고 할지라도 경찰 양성기관 내에서 학폭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학폭 실태를 전면적으로 조사해 실효성 있는 근절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텃세와 집단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예비 경찰관들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