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기본은 지지와 격려[내가 만난 名문장/이수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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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하게 말해요. 필드에서 뛰는 건 선수 자신이니까요. 부모는 잘하면 잘한다고 환호해주고, 못하면 기죽지 말라고 응원의 구호를 외쳐주면 된다는 겁니다.”

―이금희 ‘우리, 편하게 말해요’ 중에서








이수진 ‘야놀자’ 대표
이수진 ‘야놀자’ 대표
위 문장처럼 나도 ‘필드에서 뛰는 선수’다. 동시에 부모이자 조직 구성원들의 부모 역할을 하는 19년 차 경영인이기도 하다. 이런 나의 위치에서 때론 다른 이의 성과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조금만 달리 생각하고 일을 추진하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텐데, 왜 그렇게 못 하는 것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한데 이 문장을 접한 뒤 나 역시 필드에서 뛰는 한 명의 선수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돌이켜 보면 나 역시 칭찬과 응원과 지지를 받는 것이 좋았다.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또 다른 도전을 하며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때때로 성급하다. 본인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능력치를 바로 전달하고 대입시켜 자녀 혹은 동료에게 강요하는 상황을 만들곤 한다. 세상에 정답은 없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것이 바뀌어 어제의 정답이 미래에는 정답과는 거리가 먼 상황도 흔하게 벌어진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우리는 시간 속에서 공들인 만큼 성장하며 스스로의 능력치를 키운다. 그래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옳고 그름으로 상대를 대하고, 잘하고 못함으로 상대를 평가하는 습관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진 않다. 하지만 선수로 사는 삶에서, 누군가 일방적으로 코칭을 해온다면 어떨까. 누군가 나의 아빠 노릇에 대해 사사건건 올바른 길을 제시한다면 어떨까. 누군가가 끊임없이 나를 부정하고 더 잘하는 모습만 강요한다면 나의 자존감은 어떻게 될까.

우리는 각자 인생에서 최선을 다해 달려야 하는 선수들이다. 리더, 부모, 친구, 동료로서 서로를 잘 인식하고 응원하는 것은 인생에 큰 힘이 된다. 소통의 기본은 가르침이 아닌 지지와 격려다.

#응원의 구호#소통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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