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좋은 달이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으며 햇살은 화창하고 꽃들은 만발한다. 돈을 낸 것도 아니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날씨는 기꺼이 우리를 축복해준다. 이렇게 좋은 달에는 좋은 일을 하고 싶어진다. 결혼식을 하거나 사랑을 시작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이때의 좋음을 알았는지 어땠는지 부처님도 딱 5월에 맞춰 오셨다. 오는 이가 있으면 가는 이도 있는 법. 어린이도 오고, 어버이도 오고, 스승님도 오고, 부처님도 오는 이 좋은 달에 이 시를 쓴 시인은 세상을 떠났다.
조오현 시인이라는 명칭보다 오현 스님이라는 부름이 더 자연스러운 그는 일곱 살 어린 동자승으로 시작해 평생을 부처님과 살았다. 어려서는 엄마가 보고 싶었을 것이고 언제든 가족이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수련은 고되었을 것이고 득도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움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시인은 이 시의 마음을 만들어내고 지켜냈다. 그에게 딱히 무슨 죄가 있었을까. 죄 많은 이들이 오히려 죄를 외면하는 세상에서 시인은 스스로를 낮추고 비워내고자 했다. 이것이 종교의 뜻이고 종교의 힘이며 종교의 역할이리라. 그 뜻이 겸허하고 겸허하여 우리는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시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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