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野 대표 초청해 놓고 韓 정부 비판 쏟아낸 中대사의 무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9일 23시 57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사관저로 초청해 우리 정부의 외교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싱 대사는 미리 준비한 문서를 펼쳐 들고 15분 가까이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는데,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위협으로 들릴 수 있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우리 외교부는 어제 싱 대사를 초치해 ‘내정간섭성 도발적 언행’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

싱 대사가 야당 대표를 초청해놓고 우리 정부를 향해 거침없이 비판을 쏟아낸 것은 중국 외교의 수준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외교적 상식이나 의전은 아랑곳없이 거친 언사로 일방적 불만과 요구를 쏟아내는 중국식 힘의 외교, 이른바 ‘늑대 외교’의 한 단면일 것이다. 나아가 그것이 마치 외교관의 실적인 양 평가받는 것이 중국 외교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싱 대사의 발언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싱 대사는 그간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무례한 언행으로 숱한 논란을 샀다. 이번 ‘베팅’ 발언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평소 입버릇처럼 하는 “미국의 반대편에 거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역으로 빗댄 것일 테지만 거기에 협박조 경고를 얹는 구변이야말로 오만과 건방의 극치일 것이다.

사실 그런 자리를 만든 이 대표의 책임도 크다. 미국 일본에 바짝 밀착하며 중국과는 거리를 두는 정부의 외교 기조를 두고 여야가 날카롭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그 틈을 벌리면서 공세를 펴는 데 멍석을 깔아준 셈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싱 대사의 관저 초청을 선뜻 받아들여 회동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까지 한 데는 중국을 끌어들여 정부와 각을 세우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 외교정책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정당정치에서 불가피하다지만 요즘 우리 정치권의 대립 양상은 도를 넘은 듯하다. 국익은 뒷전이고 오직 정쟁뿐이다. 야당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더라도 외국까지 끌어들여 이간질에 놀아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도 여당도 반대 세력을 탓하기보다는 야당을 설득하며 최소한의 공감대라도 만들어가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정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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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3-06-10 00:30:02

    떄리는 시에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했던가 ? .무례한 짱ㄲ ㅐ 대사놈도 나쁜놈이지만 옆자리에서 대가리 끄덕이며 앉아있는 재명이란놈이 죽일놈이지. .두놈다 제놈들이 속한 코로나의 고향 우한으로 추방해버려라.

  • 2023-06-10 02:20:26

    이놈들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방종하게 된 것은 다 문재인 때문이다. 10끼 중 8끼를 혼밥하고 뚜드려 맞으면서까지도 때놈들을 빨아대었으니 이놈들이 한국을 얼마나 우습게 보겠는가? 왜 문재인이 이렇게 처절하게 빨아댈 수 밖에 없었었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안그러면 우리나라가 중국에게 먹히는 건 시간문제다.

  • 2023-06-10 03:06:56

    친중종북 무능좌파 문가놈이 굴욕적인 처신을 하면서 아양떨고 아부하는게 전과4범 사기꾼 재명이도 따라하는거냐??? 만나서 욕처먹고 우리나라 욕을 같이 해대면서 죽창가를 같이 부르니 중공대사가 이뻐하더냐?? 그렇게 공산국가가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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