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 발돋움하려는 대한민국 외교 비전을 담아가장 시급한 글로벌 현안들에 한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22,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새로운 글로벌 금융 협정을 위한 정상회담(Summit for New Global Financing Pact)’과도 일맥상통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주요 글로벌 지도자들이 모여 다가오는 여러 국제 협상을 위한 공유된 비전을 구축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 동의하는 한 가지 진실이 있다. 21세기 증가하는 불평등과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공중보건 문제를 처리하는 데 전후(戰後)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제사회 대응 방식은 파편적이고 부분적이며 불충분하다. 개발도상국에 차관으로 제공되는 양허성 재원(유상 원조)은 영향력과 협조융자, 수요와의 합치 측면에서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높은 이자율과 부채 증가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를 둔화시키고 이들이 직면한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단을 박탈한다.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탄생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한계에 다다랐고 지구 미래는 두 가지 주요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자원이 부족해 글로벌 공공재를 개발하고 보호할 지원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 첫 번째 위협이다. 그 어느 때보다 다자주의가 효과적이어야 하고 협력이 강화돼야 하는 시기에 지정학적 분열 위험이 일어나는 점이 두 번째다.
G7과 주요 20개국(G20) 국가, 여러 국제 조직 및 협회는 프랑스와 이러한 견해를 공유하고 동일한 신념을 증진하고자 한다. 우리는 분열 때문에 발생하는 불균형과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신속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현 소프트웨어를 검토하고 금융을 개편해야 한다. 변화를 주도해 더욱 신속하고 공정하며 포용적인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불평등에 맞서 싸우고 기후변화 및 생물다양성 보호 자금을 지원하며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달성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파리 ‘새로운 글로벌 금융 협정을 위한 정상회담’의 목표다. 이 정상회담은 모든 국가가 참여하고 모든 의견과 제안이 표출될 수 있는 포용적 회의가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은 세계은행 개혁, 인도와 브라질의 G20 의장국 역임, UN SDGs 중간 검토 및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이루어진 공약 등 새로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위한 긍정적 모멘텀의 일부다. 이와 관련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들이 실행 단계에 접어들기도 했다.
이제 더 나아가야 할 때다. 기후변화 대응이 어려운 국가에 금융을 지원하는 ‘브리지타운 이니셔티브’같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국제 포럼에서 가장 취약한 국가들 목소리에 더 큰 힘을 실어줘야 한다.
빈곤 퇴치와 기후변화 대처, 생물다양성 보호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공정한 전환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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