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문사 200여 곳이 구글의 디지털 광고 독점 문제에 대해 소송을 냈다. 미국 최대 출판업체 개닛이 발행하는 USA투데이와 전국의 지역 매체들은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반독점법과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이는 매체뿐 아니라 독자를 비롯한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의 불법적 광고 시장 독식으로 매출이 급감한 언론사들이 뉴스룸에 투자하지 못하거나 아예 폐업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광고 갑질에 제동을 걸려는 주요국들의 대응은 점차 강도를 높여가는 추세다. 미국 연방정부와 뉴욕, 버지니아 등 8개 주는 올해 1월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 제기와 함께 디지털 광고기술 사업부 해체를 요구했다. 미국에 앞서 구글 규제에 나선 유럽연합(EU)은 소송에서 잇달아 승소해 현재까지 65억 유로가 넘는 벌금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달 중순 내놓은 구글 심사보고서에서는 ‘일부 서비스의 매각 필요성’까지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정부에 이어 미국의 주요 언론사와 지역 매체들까지 유사 소송에 나선 것은 그만큼 구글의 독점 폐해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디지털 광고 매출이 지난해 2200억 달러를 넘어선 구글은 광고 구매는 물론 거래소까지 운영하며 광고 생태계를 장악한 상태다.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의 갑질은 앱스토어나 결제 시스템 등에서 이미 수차례 문제가 됐지만, 디지털 광고는 특히 공론의 장 역할을 해온 미디어의 활동 기반을 흔든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거대 포털의 독점적 지위 남용이 가져온 폐해는 국내에서도 다르지 않다. 인터넷 포털 뉴스 시장의 67%를 차지하는 네이버의 갑질로 언론 환경은 쉽사리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클릭 경쟁으로 광고수익을 노리는 싸구려 포털용 기사가 쏟아지면서 양질의 콘텐츠 생산 감소와 지식재산권 침해, 언론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미국, 유럽처럼 이에 법적, 제도적으로 제동을 걸려는 시도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플랫폼 기업들의 횡포가 가져올 폐해는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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