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2025년 최첨단 2나노 양산”… 반도체 총력전 선두에 서야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최첨단 파운드리 반도체 공정인 2나노 양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2025년 2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반도체를 양산하고, 2026년에는 고성능컴퓨팅(HPC), 2027년에는 자율주행 차량용 제품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양산 시점뿐 아니라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등의 세부 사항까지 처음으로 공개하며 선제적으로 ‘2나노 전쟁’을 본격화한 것이다.

2나노 공정은 기존 3나노를 뛰어넘는 초미세 기술로, 인공지능(AI) 개발과 함께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는 분야다. 반도체 분야에서 앞서온 기업들조차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2밖에 되지 않는 2나노 공정의 초격차 단계로 진입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상존한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의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가 1년 만에 2나노 계획을 구체화한 것은 이 분야 우위를 점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해외 경쟁자들이 속속 참전하면서 각축전은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는 2025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내걸고 시범 생산을 준비 중이다. 일본 라피더스는 “반도체 산업 부활의 마지막 기회”라며 2나노 공정으로의 직행을 벼르고 있다. 미국 IBM 기술을 전수받아 선두 기업들과의 격차를 단번에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인텔 또한 자사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내년 파운드리 점유율 세계 2위에 오르겠다”며 삼성전자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여기에 각국 정부의 전폭적인 인프라 및 세제, 보조금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반도체 경쟁은 말 그대로 국가대항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패키징 등 후(後)공정에 수천억 원대 지원금을 쏟아부으며 뒤늦게 팔을 걷어붙였다. 나라의 명운을 걸다시피 하는 결기로 민관이 함께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에서 ‘GAA’라는 트랜지스터 신기술을 선제 도입했지만 기술적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300조 원을 투입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조성 기간이 2년 단축됐으나 대량의 용수, 전력 확보가 난제다. 경쟁국들의 거센 협공으로부터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지켜내려면 이런 인프라 문제들부터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 중앙정부 부처와 지자체들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최전선에서 뛰는 기업들에 가능한 모든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