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末) 8초(初)’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휴가철이면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도로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여름을 대표하는 간식 ‘옥수수’다.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옥수수는 찰옥수수다. 최근에는 당분 함량이 높아 ‘초당 옥수수(super sweet corn)’라 이름 지어진 옥수수의 인기도 상당하다. 이 옥수수는 당분만큼 수분도 많아 생으로 먹으면 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옥수수는 예전부터 질병을 치료하는 음식 약재(玉蜀黍·옥촉서)로 쓰여 왔다. 성질이 차거나 뜨겁지 않은 평성(平性)이면서, 수분을 배출시켜서 부기를 빼는 이뇨소종(利尿消腫) 작용이 탁월하다. 습한 계절에는 몸도 물을 머금어 무거워지고, 눈이나 손발이 자주 부으면서 관절이 뻣뻣한 증상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때 옥수수가 체내 습기를 배출하는 천연제습제 역할을 한다.
옥수수의 약성은 보통 우리가 간식으로 먹는 알갱이보다는 속대와 수염에 집중되어 있다. 옥수수수염은 림프순환이 떨어져서 체내 노폐물 배출이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약이 된다. 혈액순환을 우리 몸의 상수도 시스템이라 하면, 림프순환은 하수도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조직 세포 곳곳에 쌓여 있는 독소와 노폐물을 청소하고 배출하기 때문이다. 림프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만성 염증에 시달리고, 면역세포의 활동성이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때 옥수수수염차가 부은 얼굴을 ‘V라인’으로 만든다고 알려졌던 것도 옥수수수염이 림프순환을 촉진하는 약성(藥性)을 갖고 있어서다.
옥수수는 전립샘(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는 남성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농촌진흥청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전립샘비대증 쥐들에게 6주간 노란색 플라보노이드 계통 항산화 물질 메이신(maysin)이 들어간 옥수수수염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해당 쥐들의 전립샘 무게가 대조군 대비 47% 줄었다. 전립샘 조직 상피세포의 형태와 크기도 건강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옥수수 추출물이 전립샘 과형성, 즉 비대증을 유발하는 효소와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옥수수 속대를 물에 끓여 식힌 후 소금을 한 꼬집 넣고 가글을 하면 잇몸 염증에도 좋다. 다만 옥수수를 찌고 남은 속대와 수염은 유효 성분이 다 빠져나간 상태이기 때문에 속대를 100% 활용하려면 처음부터 따로 분리해서 쓰는 것이 좋다.
단, 혈당이 높은 사람들은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찐 옥수수는 혈당지수(GI)가 73.4 정도로 높다. 경계성 당뇨이거나 당뇨약을 복용 중이라면 초당 옥수수나 당이 첨가된 옥수수 가공식품 과잉 섭취를 피해야 한다. 또 수입한 옥수수는 유전자조작(GMO) 옥수수가 대부분이라 구입 시 주의가 필요하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7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80만 1000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여름 대표 간식 옥수수의 놀라운 효능’(https://youtu.be/0bhz1omxx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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