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의 신사’ 이준희(66)는 이만기(60) 이봉걸(66)과 함께 ‘3이(李)’를 형성하며 1980년대 프로씨름 전성기를 이끌었다. 5년간의 짧은 프로 선수 생활 동안 천하장사에 세 차례(1984, 1985, 1987년) 올랐고 백두장사를 7차례 지냈다. 실력만큼 훌륭한 경기 매너로 큰 사랑을 받았다.
씨름판의 슈퍼스타였던 그는 여전히 모래판 외길을 걷고 있다. 은퇴 후 LG투자증권과 신창건설 감독을 지낸 뒤 2013년부터 대한씨름협회 경기부장을 맡아 행정가로 변신했다. 현재는 협회 경기운영총괄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선수 시절 못지않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년에 24차례의 대회를 운영하느라 한 해의 절반가량을 대회가 열리는 지방에서 보낸다.
6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그는 농반진반으로 “겉만 멀쩡하다”며 웃었다. 그는 양쪽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아 달리기나 등산처럼 무리가 될 수 있는 운동은 가급적 피한다. 그 대신 틈나는 대로 집 주변 공원 등을 걷거나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를 활용한다.
그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건 체중 관리다. 그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확인한다. 조금이라도 몸이 불었다 싶으면 곧바로 먹는 양을 줄이거나 운동 강도를 높인다. 그는 “내게 체중은 곧 건강이다. 현재 몸무게가 115∼117kg 정도 나간다. 120kg은 절대 넘지 않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선수 시절부터 그는 소식(小食)을 하는 축에 속했다. 다른 선수들이 공깃밥을 5∼10그릇씩 비울 때 그는 두세 그릇을 먹었다. 체중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쓰는 요즘엔 밥을 한 공기 이상 먹지 않으려 한다. 그는 “저 같은 체질은 먹는 대로 살로 간다. 최대한 덜 먹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평소 그는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 아침에 커피나 우유 한 잔을 마시고 오전 11시경 아침과 점심을 겸해 간단히 먹는다. 그리고 오후 5시경 이른 저녁을 먹는다. 이후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과일을 먹거나 물을 마신다.
술도 크게 줄였다. 그는 동년배에 비해 주량이 센 편은 아니었지만 한창때는 앉은자리에서 양주 서너 병을 거뜬히 해치웠다. 하지만 요즘엔 절주하고 있다. 그는 “지방 출장이 많아 술을 마시려 하면 일주일 내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가 아니면 가지 않고, 혹시 가더라도 반주로 서너 잔을 마신다. 나이와 체력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방 출장을 가면 빠지지 않고 사우나를 한다. 선수 때부터 사우나를 즐겼다는 그는 “사우나에 가면 체중을 재고, 거울을 보면서 내 몸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한 운동을 자제하고 꾸준히 운동할 것을 권했다. 그는 “많은 씨름 선수 출신들이 후유증을 겪는다. 평균 이상의 몸을 가진 사람들이 몸을 과하게 썼기 때문”이라며 “일반인도 다르지 않다. 적당한 무게를 들고, 적당히 뛰는 게 제일 좋다. 특히 50대 이상은 힘자랑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랫동안 꾸준히 즐기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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