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미취업 상태로 있는 ‘청년 백수’가 12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는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불안정한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고, 아예 구직을 단념하기도 한다. 청년들의 통장엔 희망 대신 절망만 적립되고 있다.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번듯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한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기준 15∼29세 청년 중 최종 학교 졸업자는 452만1000명이고, 이 가운데 126만1000명이 미취업 상태였다. 대졸 이상이 67만8000명으로 전체의 54%에 달했다. 취업을 처음 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0.4개월이었지만, 2년 이상 걸렸다는 청년도 59만1000명(15.3%)이나 됐다. 취업자 중 절반은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고용시장이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대부분 고령층 일자리가 주도하면서 청년들이 설 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올해 1분기 20대 이하 청년층의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6만1000개 감소했다. 전체 일자리가 45만7000개 늘어난 가운데 20대 이하의 일자리만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일자리가 감소한 것도 20대 이하가 유일하다.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5월 청년 취업자 400만5000명 가운데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전체의 26%인 104만3000명에 이른다. 졸업을 하고 한참 지나도록 단기 아르바이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도 많다. 고금리·고물가 속에 안정적인 직업과 소득을 얻지 못하다 보니 빚의 굴레에 빠져드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다음 달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의 하반기 채용 문이 열리지만 청년들의 갈증을 풀어주기는 부족하다.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이 신명나게 뛰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청년들의 일자리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 등 노동개혁도 필요하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사탕발림식 재정 지원이 아니다. 최고의 청년 대책은 역시 일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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