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김기용]중국 국경절 연휴, 경기 활성화 촉매 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8일 0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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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촉진책 효과에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호재
中 당국, 유연한 정치-사회적 분위기 조성해야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중국 소비 활성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가 봄 춘제(春節·중국의 설), 가을 국경절(10월 1일)이다.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절 연휴는 통상 1주일 정도인데 올해는 중추제(中秋節·중국 추석)와 겹쳐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쉰다. 이 황금연휴를 중국은 물론 세계가 집중한다.

중국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철저한 통제와 격리로 대표되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했다. 이 3년 동안 소비는 곤두박질쳤고 돈이 돌지 않으니 경제는 어려워졌다.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위드코로나’로 돌아선 중국으로서는 이번 국경절 연휴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맞는 것이다.

현재 중국 경제 위기는 위축된 소비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많다. 통제와 폐쇄, 격리가 거듭된 3년을 거치면서 중국인들은 갑작스러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아파트 전체가 봉쇄돼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봉쇄가 한 달 이상 이어지기도 하는 상황에서 당장의 소비보다는 저축과 대비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각인됐을 것이다. 정부가 소비 활성화를 위해 돈을 풀어도 다시 은행에 쌓이는 상황만 연출되게 됐다. 제로코로나 정책만 끝나면 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소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올 1월 춘제 때는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해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소비는 반짝 증가했지만 중국 경제를 활성화시킬 정도의 광범위한 동력은 아니었다.

이번 국경절 연휴는 춘제 때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항공기와 열차 이용객이 코로나19 이전보다 18%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 국내 여행 예약은 16일 기준 이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올 초 시작된 중국 당국의 소비 촉진책이 국경절 연휴를 기점으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 거시경제 주무 기구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7월 31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비 회복 및 확대에 관한 20개 조치’를 발표하는 등 지속적으로 소비 촉진책을 내놨다.

중국 경제지표도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경기 반등 가능성을 지원하고 있다. 8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7월 2.5%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났다.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실업률은 7월 5.3%에서 8월 5.2%로 하락했다. 다만 6월 21.3%로 사상 가장 낮았던 청년(16∼24세)실업률은 7월부터 공개하지 않고 있다.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경기 활성화 기대를 더한다. 아시안게임 기간과 국경절 연휴가 겹치면서 소비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아시안게임 여행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주요 경기 입장권은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 경기가 국경절 연휴를 기점으로 되살아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당국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소비 촉진책도 중요하겠지만 정치, 사회, 경제적 분위기를 잘 만들어내는 일도 중요하다. 경직되지 않은 사회 분위기, 소비를 하고 싶은 분위기,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 말이다. 미국과의 갈등이 커져 가면서 미국 주축의 서방과 중국이 대립하고 여기에 3년간 코로나19까지 겪으면서 중국 분위기는 상당히 무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중국에 있는 외국인들은 더 심각하게 느낀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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