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키울 때 감자를 먹어야 하는 이유[정세연의 음식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8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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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감자튀김, 감자칩 같은 음식 때문에 감자를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자는 억울하다. 사실 감자는 ‘땅속의 사과’라 불릴 정도로 훌륭한 채소다.

감자를 쪄서 먹으면 크게 세 가지 이점이 있는데 먼저 첫째, 근육에 보약이다. 근육에는 단백질과 함께 글리코겐이라는 탄수화물이 있다. 그래서 단백질만 먹을 게 아니라 탄수화물과 수분을 적절히 같이 섭취해야 볼륨 있는 근육을 만들 수 있다. 탄수화물 덩어리처럼 보이는 감자는 사실 8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16% 정도만 탄수화물이다. 둘째, 다리에 쥐나는 것을 완화할 수 있다. 평상시 다리 근육의 혈류가 원활하지 않고 근육이 경직돼 있으면 쥐가 잘 난다. 감자는 마그네슘과 칼륨 함량이 높아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키고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칼륨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과일이 바나나인데, 바나나의 칼륨 함량은 100g당 355mg, 감자는 335mg이다. 바나나에 버금가는 ‘칼륨의 제왕’인 셈이다.

셋째, 기운이 없고 처질 때도 감자를 먹으면 좋다. 감자는 한약명으로 마령서(馬鈴薯)라 불리는데 보중익기(補中益氣), 즉 아래로 처지는 기운을 끌어올려 보하는 약재로 쓰여 왔다. 감자의 비타민C는 익혀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감자의 전분 입자가 크기 때문에 비타민C를 둘러싸고 지켜준다. 또 감자에는 비타민 B6가 풍부해 섭취한 음식을 에너지로 빨리 바꿔 쓸 수 있도록 한다.

감자는 쪄서 먹어도 좋지만, 생즙을 짜서 속쓰림과 위궤양을 다스리는 약으로도 써왔다. 감자를 갈아서 건더기를 건져낸 뒤 가만히 두면 아래 전분이 가라앉고 위에 감자수가 뜬다. 뭐가 몸에 더 좋을까? 강원대에서 위궤양을 유발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감자수를, 다른 그룹에는 감자 전분을 구강 투여했더니 둘 다 위궤양의 크기가 줄었지만 보다 확실하고 유의미하게 크기가 줄어든 그룹은 전분을 먹인 그룹이었다. 즉, 전분이 더 좋다.

특히 감자의 여러 품종 중 수미감자(Superior)와 자색감자(Bora valley)가 가장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매번 감자를 갈아서 전분을 만들어 먹기 어렵다면 ‘감자 생전분’을 구입해 먹어도 된다. 이왕이면 열을 가해 만든 변성전분 말고 유기농 감자를 동결 건조해 만든 전분을 구입하도록 하자. 감자 전분은 공복에 먹어야 효과가 크다.

감자 섭취 시 주의할 게 있다. 감자 싹과 햇빛을 받아 푸른빛이 도는 부위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물질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다 제거해야 한다. 하루 적정 섭취량은 주먹만 한 것 2개 정도다. 감자의 혈당지수는 70으로 낮지 않기 때문에 당뇨 환자는 피하는 게 좋다. 칼륨이 많으므로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도 과하게 먹지 말아야 한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8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83만8000만 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감자 효능과 부작용’ (https://youtu.be/hDWkqLJSsWo?si=ML2nhdUpmjhccF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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