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제577돌 한글날이었다. 여러 기념행사도 열렸다. 한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에서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학생들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한 번 웃어” 하면 되지만 “스마일(Smile)” 하고 말한다. 버스의 하차 알림에는 ‘내림, 정지, 멈춤’ 등이 아닌 스톱(STOP)이 표시돼 있다. 거리 간판에도, 옷가지와 가방 등에도 거의 영문 일색이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중요하고, 많이 통용된다. 하지만 영어만 쓰다가는 결국 한국어가 설 자리가 좁아진다.
한글과 한국어를 좀 더 사용하자. 알림을 표기할 때 한글을 크게 적고, 그 아래에 조금 작게 영자를 표기하는 방법도 있다. 가능한 곳에서는 우리 한글로만 표기하면 어떨까 싶다. 요즘은 한글과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도 많다.
최근 아시안게임이 끝났다. 우리는 당연히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을 것이다. 언어 사용도 이와 같다. 사용하지 않는 언어는 도태되고 사라질 수 있다. 경기에서 지는 것과 같다. 한글과 한국어가 확산될 수 있도록 우리가 더 활발히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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