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INSIGHT]남성은 정보, 여성은 경험에 끌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8일 2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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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게 통하는 세일즈 방식이 여성에게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성별 차이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으로 대표되는 남성호르몬과 에스트로겐으로 대표되는 여성호르몬은 남성과 여성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남성에게 가장 큰 동기 중 하나는 목표 달성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목표 달성에 공격적으로 집중하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좌뇌의 분석 기능을 떨어뜨려 목표 달성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효율성을 중시하므로 외부 세계의 정보들을 단순화해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하게 만든다. 에스트로겐은 부드러움과 온화함을 책임지는 전형적인 여성호르몬이다. ‘관용 호르몬’으로 불린다. 우뇌에서 강하게 활성화되는 에스트로겐의 작용으로 여성은 감정 공유와 의사소통에 능하다. 사람이나 사물과의 관계가 이들을 움직이는 주요 동기다.

이런 차이를 세일즈 글쓰기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 다음의 두 가지 차이를 고려해 글을 써야 한다.

첫째, 선호하는 정보 형태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체계적 사고를 하는 남성은 신뢰할 만한 곳에서 작성된 데이터와 자료 같은 객관적인 정보를 선호한다. 반면에 여성은 구매할 때 다른 사람의 경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제품이 자동차이고 이 차의 우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남성 고객에게는 정보의 객관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반면 여성 고객에게는 제품을 사용한 다른 사람의 리뷰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이 작성한 리뷰라면 효과는 더 커진다.

둘째, 구매에 작용하는 가장 큰 힘이 다르다. 남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 달성이다. 기원은 원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시 시대에는 사냥할 때 그날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큰일이었다. 실패는 부족의 생계를 위협했다.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고 사냥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 하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이 습성은 오늘날에도 나타난다. 남성은 필요한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면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사는 경우가 많다. 그 물건을 사는 것이 목표이다. 목표는 달성돼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품의 사양과 기능을 보니 꼭 필요한 물건이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조금 비싼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남성은 곧장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사냥 욕구가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하고 성취감을 맛보고 싶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한다면 ‘구매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제품 구입을 사냥 목표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약간의 가격 차이는 얼마든지 감수하고 물건을 사는 쪽을 택할 것이다.

여성의 반응은 다르다. 제품 위주의 설명만으로는 관심을 끌거나 구매를 유도하기 힘들다. 여성은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관계를 먼저 구매한다는 말이 있다. 제품에 대한 논리적 설득 이전에 신뢰 관계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관계가 없으면 세일즈도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제품이 비쌀수록 이 말은 더 잘 들어맞는다. 여성을 대상으로 세일즈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감정적 느낌을 주는 부드럽고 다정한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런 성별 차이는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의미다. 개개인으로 보면 남성 같은 여성도 있고 여성 같은 남성도 있다. 살아온 환경, 주변의 기대와 교육 등 남성상이나 여성상을 만드는 변수 역시 다양하다.

※이 기사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79호(2023년 10월 17일자)에 실린 ‘남성에겐 팩트를 제공하고, 여성에겐 경험을 공유하라’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세일즈 방식#정보#경험#성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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