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식당과 같은 매장 내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규제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철회됐다고 한다. 아쉬움과 함께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카페나 음식점들을 다녀 보면 정부 시책에 맞춰 다회용 컵을 들이거나 종이 빨대 혹은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을 들인 곳이 많았다.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 시작한 사람도 많고, 지인 중에는 다회용 빨대를 구입한 이도 있다.
한데 예고도 없이 정책을 무산시키다니 허망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다회용 컵과 종이 빨대를 대거 구입하고, 정부 시책에 맞춰 빨대 없는 컵 뚜껑으로 바꾼 소상공인들은, 또 이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얼마나 청천벽력 같은 기분일까. ‘환경 규제는 일단 안 지키고 버티고 보자’ ‘지키는 사람만 바보’ 같은 안일한 인식이 퍼질까도 우려된다.
정부는 규제가 아니라 권고와 지원으로 일회용품을 줄이겠다고 한다. 다회용 컵이나 친환경 제품을 쓰는 매장들에 대한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실효성 있는 권고 방안을 내놓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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