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김동수 서울고 감독(55)도 오랜 마음의 짐을 벗었다. 1990년대 LG 신바람 야구의 주역으로 1994년 우승 포수였던 그는 “그렇게 오랫동안 내가 LG의 우승 포수로 남게 될 줄은 몰랐다”며 “오랜 우승 가뭄을 벗어난 LG 후배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 운이 좋은 선수였다. 신인이던 1990년에는 한국시리즈 티켓이 걸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쳐 팀의 정규시즌 1위를 이끌었다. 1994년에는 방위병으로 복무하면서 팀 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2003년, 2004년 현대의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포수 최초로 20시즌 동안 선수 생활을 한 그는 골든글러브도 7개나 받았다. 은퇴 후 넥센과 LG 등에서 코치로 일한 뒤 지난해부터는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은 한 케이블 방송사의 야구 해설위원으로 팬들과 만났다. 지난해부터는 한국체대에서 스포츠AI빅테이터 전공 석사 과정도 밟고 있다. 그는 “수업을 착실히 듣고 과제도 함께 하다 보니 대학원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다”며 “난생처음 파워포인트(PPT)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처음엔 막막했는데 막상 해보니 무척 재미있더라”고 했다. 그는 포수에 관한 데이터를 모아 논문을 써 볼 계획이다.
김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재능기부 위원으로 어린 선수들을 가르쳤고, KBO 전력강화위원으로 국가대표 선발에도 관여했다.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코치로 금메달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다녀왔다.
이번 주부터는 모교 서울고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재능 기부 활동을 하면서 보니 기본기를 갖추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다”며 “프로에서 했던 걸 어린 선수들에게 잘 접목해 보고 싶은 생각이 컸다. 실력은 물론이고 좋은 인성까지 갖춘 선수들로 잘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 타기와 가벼운 산행, 걷기 등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작년부터는 시간이 날 때마다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다. 그는 “북한산 둘레길은 21개 코스가 있는데 한 번 갈 때마다 두세 코스씩 걸었다”며 “이제 딱 세 코스만 남겨두고 있다”고 했다.
선수 시절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도 했던 그는 요즘엔 경기 팔당이나 양수리까지 라이딩을 한다. 그는 “아침에 집에서 출발해 양수리에 도착한 뒤 김밥 한 줄, 컵라면 하나 먹는 즐거움이 크다”며 “예전처럼 속도를 내지 않고 강도 보고, 산 경치도 구경하며 천천히 탄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직접 운전을 하기보다는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가까운 거리의 약속은 자전거를 타고 나가고, 새로운 출근지가 된 서울고까지도 지하철로 출근한다. 그는 “막히지 않는 지하철이 훨씬 빠르다. 목적지보다 한두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가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뭐든지 과하지 않게 하는 게 좋다. 운동도 무리하게 하기보다는 몸이 버틸 수 있는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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