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도 필수의료 전공醫 미달… 의협 파업 투표할 때인가[사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8일 23시 54분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파업을 강행할 기세다. 의협은 11일부터 7일간 회원들을 상대로 총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에 들어가고 17일에는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총궐기대회를 연다.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증원 추진에 총파업으로 맞서 결국 철회시킨 전례를 다시 따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와 의대 증원, 필수의료 정책 등을 협의하다가 돌연 총파업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18년째 3058명으로 동결된 의사 증원 문제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증가는 물론 필수 및 지방의료 공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 중 하나다. 필수 및 지방의료는 그동안 잘못된 정책이 누적된 결과 붕괴 위기로 치닫고 있다.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지원 현황을 보면 서울 종합병원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도 필수의료 과목에서 정원 미달 사태가 다수 발생했다.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각각 3곳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원자가 아예 0명인 곳도 있었다. 또 심장혈관흉부외과는 4곳, 응급의학과도 2곳에서 미달됐다. 지금도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의사 만나기가 힘겨운데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위기에도 의협은 증원을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선전포고’로 표현하며 증원의 증자도 꺼내지 말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의대 정원이 는다고 해서 곧바로 필수나 지방의료 분야의 의사가 늘진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필수의료진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와 연동된 보상 확대, 근무 여건 개선, 의료사고로 인한 민형사상 부담 완화 등이 동반돼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의협 역시 ‘의료 현안 협의체’에서 정부와 함께 장기적 의사 수급 방안을 만들 의무가 있다.

국민 대다수가 의사 증원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건 의사 부족 현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의협이 의대 증원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대안을 국민 앞에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지 못한 채 파업을 강행하려 한다면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삼아 제 밥그릇을 지키려는 집단이기주의로밖에 비치지 않을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대 증원 방침#파업
  • 좋아요
    13
  • 슬퍼요
    3
  • 화나요
    43

댓글 27

추천 많은 댓글

  • 2023-12-09 02:10:57

    멍청한 정치하는 놈들이 의료를 지들 인기 위해 이용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시장을 교란하고 수가를 깍고 형사 입건이 되게 법을 주무르는데 이제 막 전공을 택해야 하는 젊은 애들이 힘들고 위험한 과를 하려고 하겠는가? 바보 같은 OECD 통계나 들이대는 서울대 김윤 같은 사이비 의사도 있으니 앞으로 더 심해질거다. 이런 엉터리 기사도 한 몫하고 있지~ 명색이 국내 3대 일간지라면 좀 정직한 분석 기사를 보도해라~ 니들이 매번 엉터리 기사를 정권에 아부하면서 보도하니 지금 나라가 이꼴이다.

  • 2023-12-09 02:11:18

    필수 의료 전공의 미달의 원인에 대해 공부나 하고 사설을 쓰셔야죠..... 하다못해 전공의 지원자들에게 왜 필수 의료 지원하지 않는 지 물어라도 보시던지요? 무슨 탁상행정도 아니고 현장을 찾아가고 공부해서 뭘 알고 기사를 쓰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정치인 선동하는 것처럼 내용도 없는 글을 사설이라고 하니 참 안타깝습니다.

  • 2023-12-09 01:17:41

    근거 (2): 지방에 의사가 없다는 주장은 통계적 근거가 없음. 반면 OECD 통계를 보면 OECD 도시 농촌 간 의사차이가 세계 최저 2위임. 한국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시골에도 의사가 골고루 있다는 의미임. 왜 OECD의사 숫자만 인용하면서 한국이 최고 수준인 OECD의료지표는 인용하지 않는 것인지? 왜 유독 지방의료원에만 의사가 없는지? 그 옆의 민간병원에는 의사가 있는데? 실패한 의전원제도로 공중보건의 반토막나고, 39개월 공보의로 일반병 지원함. 지방의료원 자체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점도 원인임.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3
  • 슬퍼요
    3
  • 화나요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