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34.5%로 역대 최고… 주거·복지 시스템 싹 바꿀 때다 [사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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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이 작년에 역대 최고인 34.5%로 치솟았다. 독립해 사는 청년이 늘어난 데다, 혼자 사는 노년층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매년 급증하는 1인 가구는 평균 소득이 다인(多人) 가구보다 적고, 주거·생활비와 빚 부담은 높다. 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한국의 주거·복지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한국의 1인 가구는 750만2000가구로 재작년보다 1.1% 늘었다. 남성은 청년층에서, 여성은 고령층에서 1인 가구 비중이 제일 높았다. 1인 가구의 연간 평균소득은 작년에 처음 3000만 원을 넘겼지만 전체 가구 평균에 비하면 45% 수준이다. 전체 가구의 금융부채는 줄었는데, 1인 가구는 빚이 증가해 평균 2847만 원의 빚을 지고 있다.

1인 가구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섰지만 한국의 주거·복지 체계는 여전히 가구원이 여럿인 가정을 기준으로 짜여 있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은 3, 4인 가구가 살기에 적합한 84㎡짜리 ‘국민평형’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1인 가구 대다수가 거주하는 60㎡ 이하 소형 주택의 신규 공급은 최근 6년간 연평균 14%씩 감소했고, 올해 다가구·오피스텔 인허가 건수는 작년보다 60% 급감했다.

소형주택 공급 부족은 이미 높아진 전월세 가격을 더 끌어올려 생활비 가운데 주거비 비중이 큰 1인 가구의 부담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오피스텔은 생애 처음으로 집을 샀을 때 주는 세제 혜택에서도 제외돼 있다.

사회복지 제도도 다인 가구 중심이긴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은 배우자, 미성년 자녀, 고령의 부모 등 부양가족이 있는 수급자에게 가족수당 형태로 연금액을 추가 지급한다. 가족 여럿이 함께 사는 가구보다 빈곤율이 훨씬 높은 1인 가구가 혜택을 덜 받는 구조여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청년, 노인 1인 가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은 범죄 발생률도 여타 지역보다 최대 4배까지 높다. 범죄와 각종 사고의 예방을 위해 더 치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1인 가구의 비중은 2030년경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홀로 사는 개인은 이미 한국의 보편적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배우자, 부모 자식이 같이 사는 가족에 맞춰진 사회 시스템의 범위를 넓혀 1인 가구들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과감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역대#주거#복지#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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