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아당뇨 딸 키우던 일가족 비극… ‘건보·치료 그늘’ 살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1일 23시 54분


조규홍 복지부 장관
조규홍 복지부 장관
최근 충남 태안의 한 부부가 소아 당뇨(1형 당뇨)를 앓는 여덟 살 딸을 살해하고 자신들도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감했다. 평소 봉사활동을 자주 하고 쾌활했다는 남편은 ‘딸이 병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는 유서를 남겼다. 질병 치료의 버거움이 평범한 한 가정을 비극으로 몰고 간 것이다.

소아 당뇨는 주로 유·소아와 청소년 시절 갑자기 발병하는 질환으로 성인병인 2형 당뇨와는 다르다. 아직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평생 관리해야 한다. 성인이 된 환자까지 포함해 국내 3만6000여 명이 앓고 있는데, 환자와 가족들의 어려움이 크다. 어린 환자는 부모 중 한 명이 생업을 그만두고 학교에 따라다니며 돌보기도 한다. 매일 서너 번 혈당 검사를 하고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방의 환자들은 병원을 찾아 서울까지 수백 km를 이동하는 실정이다.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있는 병원이 비(非)수도권 시군 열 곳 중 아홉 곳에는 아예 없는 탓이다.

환자와 가족들은 소아 당뇨를 중증·난치질환으로 인정해 치료비 부담이라도 덜어 달라고 호소한다. 가정에서 자동으로 혈당을 재고 인슐린을 투약하는 기기가 나와 있지만 보급률은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기의 처방과 관리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 보급률을 높이고 소아 당뇨를 중증 질환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초중고교 보건교사가 평소 주사할 수 있는 약물 가운데 인슐린이 빠져 있는 것도 부모들의 부담을 키운다. 전문가인 보건교사가 인슐린을 주사할 수 있도록 한다면 주사를 직접 놓기가 어려운 나이의 환자 부모의 수고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소아 당뇨 환자와 가족들의 괴로움은 의료강국이라는 대한민국 소아청소년 의료체계의 그늘을 그대로 보여준다. 소아 당뇨는 관리가 쉽지 않지만 국가 시스템으로 합병증 발생과 사망률을 얼마든지 낮출 수 있는 질환이다. 장기적으론 각 지역에 치료 거점 병원을 지정해 지역에서도 치료, 교육,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건강보험과 치료 인프라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소아청소년 의료체계를 보완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
#소아당뇨#일가족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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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4-01-12 08:39:05

    먼저 극단의 길을 택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 현재 소아아동의 숫자는 늘어만 가고 있다 이건 국가를 위해서도 있어서는 안될 일중의 하나아다 당뇨는 일단 걸리면 완치가 심히 어려운 난치성 성인병 중의 하나인데 애들이 걸린다는 것은 일상생활에서의 문제이다 현대 대한민국에는 넘처나는 맛있는 음식이 즐비하다 나때의 음식 부족 국가가 아니다 문제는 애들을 먹이기만 하고 운동을 안시키면 당뇨병에 극단적으로 노출되는 것 이것은 전적으로 부모들의 무책임한 방만 육아 때문이다 지세끼 중한 것과 올바로 키우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일이다 제대로 키우자

  • 2024-01-12 08:35:05

    수 십 년 째 소아 당뇨 얘기해도 정부에서 안듣는 겁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 2024-01-12 19:58:42

    아이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도록 국가는 아이들의 교육비, 의료비를 책임지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나라도 캐나다처럼 아이들이 태어나 성년이 될 때까지 모든 치료비를 국가가 부담하는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교육세가 연간 수조원씩 남아도는데 못 할 것 없다. 아이 치료비가 없어 온가족이 비극에 빠지는 참사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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