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단다. …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그 꽃을 위해 쓴 그 시간 때문이란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
소설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하는 말이다. 소중한 마음이 담긴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볼 수 있다면서 말이다. 여우의 말처럼 우리가 어떤 것을 위해 시간을 들여 노력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잘 헤아리려고 살핀다는 것이고, 즉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회가 여유를 잃고 경쟁이 심화할수록 우리는 타인에게 각박해진다. 누군가의 실패에 담긴 열정과 땀은 무시한 채 그저 실패를 비난하고 지적하는 여론도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보는 자극적인 영상, 피상적인 뉴스, 편파적인 여론에 휩쓸려서 나보다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나보다 실패했다고 생각한 누군가를 무시하는 태도와 생각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성공을 부러워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모두가 성공하고 싶고, 실패하기 싫어한다. 하지만 실패가 한 사람에게 낙인이 돼서는 안 된다. 그런 세상에서는 행복을 논할 수 없다. 누구에게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인류가 더불어 행복하기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말이다. 어린 왕자와 같은 책은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준다.
타인에게 조금 더 관대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에 담긴 노력을 기억해야 한다. 나태주 시인도 ‘풀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했다. 변화가 점점 빨라지는 사회는 공감을 어렵게 한다. 완전한 공감은 힘들더라도, 성공과 실패를 두고 단순한 이분법적 평가보다는 그 사람의 과정을 헤아리고, 보이지 않는 면을 보려고 애쓰면서, 나와 다른 것들은 인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럴 때 우리 사회가 바른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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