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번째 ‘당대표 내 맘대로’… 尹 비정상 당정인식 바꿔야 [사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4일 00시 00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이의 충돌이 공개 사흘째를 맞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어제 충남 서천 화재 현장을 방문하는 시간에 맞춰 한 위원장이 그곳을 찾아 두 사람이 만났다. 한 위원장은 만남 후에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4월 총선을 코앞에 두고 더 이상 자중지란은 없다는 걸 보여 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정치적 공동체처럼 여겨지던 둘 사이의 견해차가 해소됐는지는 알 수 없다. 깊게 파인 감정의 골이 쉽게 메워질지도 미지수다. 다만, 비서실장을 보내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했다는 대통령의 행동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 비대위원장은 총선 4개월을 앞두고 윤심을 반영한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해 긴급 소방수로 투입됐다. 그런 그에게 사퇴를 요구하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김건희 여사 관련한 한 위원장의 발언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대통령실 측 설명이 있었다. 대통령 개인에게는 몰라도 일반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충돌 이유인지 의문이다. 문제의 동영상을 보고 상심한 국민들은 공식 설명 한마디 들은 게 없는데, 용산의 누구도 이 상실감에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하다. 게다가 한 위원장에게 국민의힘을 바꿔 놓으라며 맡긴 4월 총선은 민생은 물론이고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동훈 등장 때 수직적 당정 관계를 바로잡으라는 당부가 많았다. 하지만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를 아랫사람처럼 여기는 생각은 여전하다는 걸 지난 주말 확인했다. 집권당 대표는 대통령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든, 한 위원장과 맺은 20년 사적 관계 때문이든 대통령은 집권당 1인자의 거취를 좌우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준석, 김기현 두 전임 당 대표가 물러날 때도 이런 잘못된 인식이 작용했다. 대통령 취임이 2년도 안 된 시점에 3번째 반복됐다는 점이 놀랍다.

대통령은 집권당을 존중하는 동시에 활용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따금 오는 오판의 순간에 집권당은 균형추와 비상등 역할을 한다. 집권당에 자율권을 주고, 이견과 반론을 잘 활용할 때 대통령은 민심에 더 다가설 수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체제에서 이 핵심 작용이 약해졌다.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함께 봉합의 장면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김 여사 문제가 총선 쟁점으로 굳어진 현실에서 두 사람 사이에 재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급한 건 봉합이 아니라 정교한 해법 마련이다. 그 과정은 용산의 독주(獨走)가 아닌 당정의 2인3각이어야 한다.
#당대표#尹#비정상#당정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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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4 00:17:10

    역린을 건드린 괘씸죄로 한동훈마저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마누라를 지키기 위해 집권당의 간판을 내려도 좋다는 놀부심보다. ‘국가보다 말썽꾸러기 마누라가 더 소중한 대통령‘이다. 뭐가 더 중한지도 모르는 팔불출(八不出)이다. 한동훈한테 윤석열 “역린(逆鱗)을 건드리면 사약(賜藥)을 받는다”라고 예견하였다. 마누라를 건드린 죄도 있지만, 한동훈의 광폭 행보에 “떠오르는 새로운 미래 권력”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놀부심보다.

  • 2024-01-24 06:26:40

    한동훈도 국민이 불렀다. 당대표가 대통령부하인가? 인식을 전환하라. 국민은 무조건 옳다더니 가방 해명하라는데 왜 한동훈 갖고 그래? 건방진 태도로 변해가는구나.

  • 2024-01-24 04:25:32

    윤 대통령의 사고방식, 정말 문제이다. 1)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하인으로 인식하고 있는것, 그런 사고 때문에 벌써 2명의 당대표가 물러나고 이제 3번째이다. 2) 남의 허물은 보여 죄인이라고 야당 대표와 이제까지 면담한번 하지않고, 자신의 허물은 덮으려고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하는 모자른 대통령이다. 아! 땅을치고 후회한들 무엇하겠는가? 아직도 3년이나 남았는데! 다수결의는 민주주의의 최대 이점이기도 하고 맹점이기도 한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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