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에 진보당 후보를 비례 순위 20번 안에 3명 포함시키기로 했다. 4월 총선 결과가 지난 총선과 비슷하다면 20번까지 당선 가능성이 있다. 또 민주당 현역 재선 의원이 있는 울산 북구 지역구 후보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진보당에 사실상 4석을 보장해준 셈이다.
통진당은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8 대 1의 압도적 결정으로 해산됐다. 경기동부연합의 수뇌인 이석기 전 의원은 법원에서 내란선동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진보당에는 이 전 의원은 빠졌다고 하지만 함께 의원직을 상실한 4명이 모두 당적을 두는 등 인적 구성이 통진당과 비슷하고 강령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들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진보당이란 당명을 내걸고 나섰으나 한 명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그러다가 2022년 보궐선거에서 전주을 지역구에 민주당이 무공천하면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당선됐다.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를 길게 끌다 제지당해 고함치면서 끌려나간 사람이다. 보궐선거 당시 진보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서는 야권 연대가 필요하다며 민주당을 향해 무공천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민주당과 진보당의 연대가 4월 총선에는 4명으로 판이 커졌다.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도발은 이 전 의원이 끝이 아니었다. 2017년에는 이적단체 ‘소풍’으로 옛 통진당 서울 중랑구위원장 등 9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제주지역에서 반국가단체 ‘ㅎㄱㅎ’을 결성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3명도 통진당 출신이다. 이런 DNA를 물려받은 정당에 민주당이 숙주 역할을 자처했다. 헌법 질서의 존중이 이재명 민주당에서 희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민주당은 광우병 시위 선동 세력, 천안함 괴담 유포 세력 등이 주도하는 ‘연합정치시민회의’에도 4석을 배정했다. 3석이 배정된 새진보연합에는 극좌적 성향의 정당이 모여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유권자들은 거대 정당이 극단 세력과 손잡는 걸 경계한다. 민주당이 이들에게 자리를 내주고도 수적 우세로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이번 국회에서 본 것은 극단 세력에 끌려다니는 민주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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