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분쟁 2년, 난민과 아동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6일 09시 31분


루마니아 갈라치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우크라이나 활동가가 다가와 격양된 목소리로 얼마 전 주말에 다녀온 고향 소식을 전했다. 그녀의 고향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주의 작은 항구 도시로, 잠시 머무는 동안에도 러시아의 공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보여준 영상에는 연속으로 울리는 지상전의 포성과 함께 동네 주택가가 파손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사태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났다. 올 초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긴급구호 조정관은 ‘2024년 우크라이나 난민 대응 계획’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330만 명의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매일 전쟁 지역에서 폭격을 겪거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 대표는 “전쟁 지역에서 대피한 주민들은 1000만 명에 이르고, 이 중 해외로 대피한 600만 명은 아직 본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 난민 중 노동 인구의 절반 정도만 일자리를 갖고 있어 생계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책이 시급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장기화한 분쟁으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아동 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분쟁 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난민과 아동을 위한 도움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우크라이나로 식량과 의류, 생필품을 배분했고, 루마니아로 대피한 우크라이나 난민 644가구 약 2400명에게 최소 3개월분의 생계비를 지원했다.
아동 1만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심리사회적지원(PSS·Psychosocial Support) 프로그램을 통해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 회복과 장기간 대피 생활로 누적된 스트레스 완화를 돕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한양대 연구팀과 협업하여 신규 놀이치료 ‘리플레이 프로그램(Re-Play Program)’을 개발해 현장에 도입하는 등 아동의 심리적 안정 지원에 계속 힘쓰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고통은 한 국가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다. 그 피해가 국경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 세계 평화와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은 필요하다. 무엇보다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의 아픔을 우리는 잊어서도 침묵해서도 안 된다. 분쟁 2년째를 맞은 우크라이나 난민과 아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함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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