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몽골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예전과 다르게 많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몽골을 방문한다. 한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관광 상품도 늘고 있다. 몽골은 겨울이 특히 추운 곳인데도 겨울 관광객이 많아진 것을 보니 서로에 대한 두 나라의 관심이 커졌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이런 관심 증가에 힘입어 몽골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에 한하여 2024년 12월 31일까지 비자 없이 다닐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과거에는 한국 사람이 몽골에 가기 위해서는 주한 몽골대사관에 직접 가서 비자 신청을 해야 했다. 이러한 변화 덕에 몽골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몽골에 가 보면 몽골과 한국이 많이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몽골과 한국 사람들은 생김새가 비슷하거니와 정서나 문화적인 면에서 닮은 부분이 많다는 것을 필자도 한국에서 생활하며 많이 경험하고 실감했다. 생김새와 문화가 비슷한 몽골에 최근 몇 년 동안 다수의 한국 대기업이 들어갔고, 이제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거리에서 한국 편의점과 대형마트, 카페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 기업들이 성행하게 된 데는 한류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몽골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친근하게 느낀다.
반면 몽골 사람들이 한국에 가기 위해 비자 신청을 하려면 여전히 주몽골 대한민국대사관을 통해서 해야 하는데, 대사관이 직접 비자 신청을 받지 않고 대행 업체를 통해서 접수한다. 몽골에서 한국 비자를 신청하려면 일반적으로 신청자가 몽골 대행 업체에 방문 날짜를 문의하고 정해 준 날짜에 가야 한다.
한국 비자 신청 절차 자체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복잡하고 번거로운 편이다. 요즘에는 한국 비자 발급까지 통상 80일 이상 걸린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몽골 사람이 한국에 오고 싶어하기에 이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대사관이 직접 비자 신청을 받지 않는 이유가 한국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몹시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몽골에서 한국에 오는 사람들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긴장하기 시작한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한국 출입국 직원이 본인에게 말을 걸지나 않을까, 조사실에 데려가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는다고 한다. 이유는 몽골에서 무사히 출국 심사가 끝났더라도 한국 입국 심사에서 입국이 거부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물론 모든 몽골 사람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입국 심사에서 거부당하여 할 수 없이 몽골에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공통된 내용이 있다. 그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비자를 받는 것 자체가 너무 오래 걸리고, 출국 준비에 적지 않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이렇게 입국 거부를 할 것이었다면 차라리 그 오래 걸리는 비자 발급 과정에서 철저하게 보고 불허하였다면 좋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당사자 입장에서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생각이다. 더불어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지 의아하기도 하다.
필자는 대한민국 출입국 정책과 규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출입국 직원들은 규정에 따라 행동하고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다. 다만 입국을 거부당하는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 비자를 받고 출국 심사까지 거쳤는데, 갑자기 입국을 거부했다면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고 서로에 대한 오해와 원망도 없앨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대한민국 출입국 행정 직원이나 관련 공무원 중 때로는 ‘불법체류 다발 국가’(몽골 포함 다수의 국가) 출신임을 확인하는 순간, 필요 이상으로 부당하고 무례하게 행동하는 이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건 반드시 확인해 자제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친절하진 않더라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할 필요는 없지 않나. 마지막으로 항공사에서 비행기 티켓을 판매할 때 탑승객 비자 발급 여부를 엄밀히 확인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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